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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과학기술로 북한 읽기

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박찬영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1호 수상자 (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 80세)

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박찬영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1호 수상자 (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 80세)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한 북한은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국방과학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여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제발전전략을 구성하였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2003년 10월 1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담화를 정리한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로 구체화되었다. 2003년 10월 29일에 개최된 ‘전국 과학자, 기술자 대회'는 이러한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할 과학자, 기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였다.


2.16 과학기술상, 최고 과학자 기술자 선정

이 당시 제정된 ‘2.16 과학기술상'은 과학기술 부문 최고의 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특출한 기여를 한 대상과제들과 개별적인 과학자,기술자들에게 수여”하도록 제정되었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부문에서 연구된 새로운 발명, 발견 및 과학연구성과 가운데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된 과학연구성과, 국보적가치가 있는 과학기술도서, 사전 및 프로그람 등에 수여”하기 위한 상이었는데, 이는 개인 뿐만 아니라 ‘과제'를 특정하여 상을 주기로 계획되었다. 그리고 상을 줄 때에는  증서나 메달과 함께 상금(상품)을 주어 물질적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담은, “과학기술발전에서 전환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가 발표되었다. 김정일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김정은의 제안이었다.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제도는 이 당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6명만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이었다.


김일성 시대의 현장 과학자 박찬영

처음으로 선정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는 2016년 3월에 처음 선정되었다. 박찬영(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은 6명 중에서 첫번째로 소개되었다. 그가 기여한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특출한 과학기술성과”는 백두산영청청년 1호, 2호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5심원 2중곡률 아치언제 설계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대상과제의 총설계를 수행한 것이다.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두는 댐(아치)에는 ‘중력댐 방식’과 ‘아치댐 방식’이 있다. 댐의 무게만으로 수압을 이겨내는 것을 ‘중력댐이라고 하고 댐의 모양을 아치로 만들어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을 ‘아치댐’라고 한다. 박찬영이 도입한 것은 아치댐, 그것도 휘어진 정도(곡률)가 서로 다른 아치(2중곡률)를 5개(5심)로 구성한 상당히 복잡한 형태의 댐이었다. 이로 인해 콩크리트 양은 34만 세제곱, 굴착한 양인 24만 세제곱이나 줄였다고 한다. 즉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여 막대한 자재와 노동력을 아끼면서도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했고 무엇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아치댐은 좁은 협곡에 주로 건설되고 양쪽에 튼튼한 암반이 있을 때 도입된다. 그런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경우 좌우 폭이 굉장히 넓다. 박찬영은 중간에 개의 인공기둥을 추가로 건설하여 폭이 넓은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박찬영이 1호 수상자로 지명된 것은 중요한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것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었다. 2016년에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처음에는 백두산선군쳥년발전소였다고 한다.)는 김정일의 유훈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이 성과를 기념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북한의 문화이며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 경제의 가장 약한 부분이 ‘전력' 문제이므로 발전소 건설은 북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에 포상에서도 우선 순위에 높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율 추정치에서 ‘전력’ 부문이 22.3%로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박찬영은 1950년대 초에 현장에 배치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현장 과학자’이므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자 우대 정책, 현장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대상이었다. 1950년대 김일성은 과학자, 기술자들의 현장 지원활동을 강조하면서 그냥 수학문제 잘 푸는 수학자보다 댐의 구조를 잘 설계하여 자재를 아끼면서도 더 튼튼한 댐을 건설할 수 있게 해주는 수학자가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했는데 박찬영이 바로 그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박찬영은 이미 공훈설계자,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상태에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사업에 참가했고 백두산영웅청년 1호, 2호 발전소 완공을 기념하여 포상을 할 때 7000여명 중 유일하게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발전소 완공에 설계, 기술적 문제가 가장 컸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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