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조미 정상회담 (단상1 : CVID는 잊어라! )


드디어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났다. 

만남 그 자체로 놀랍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상들의 만남도 실시간으로 보았고, 트럼프의 기자회견도 실시간으로 보았다. 

트럼프!!! 이전과 다른 '탁월한' 미국 대통령이다. 충동적, 감정적, 비논리(?)의 대명사가 아니라 충분히 '이성적'이었다. 


- 단상 1 : CVID는 잊어라! 


이번 회담 직전까지 CVID를 모두들 연호하길래, 진짜 협상과정에 들어간 줄 알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지켜봤는데 역시나! CVID는 협상장 문턱에도 못들어갔다. 


사실 대부분의 북핵 관련 분석들은 9.19 합의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고, 어떻게 협상이 깨어졌는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협상을 담당했던 핵심 인물인 이종석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CVID가 협상장에 들어가지 못함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줄기차게 요구하던 CVID가 CC(complete and correct)로 바뀌면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9.19합의문을 보더라도 CVID는 없다. 이거 아니면 절대 협상할 수 없다고 했던 부시마저도 막판에는 철회했던 것이다.


612 정상회담 직전까지 폼페오 등이 CVID를 거론한 것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협상용이 아니라 '국내용'일 뿐이다. 아니 그냥 미국 언론과 정치권의 요구일 뿐이다. 


요즘은 국내 언론에서도 CVID가 불가능한 요구조건이다, 굴욕적인 것이라는 의견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사실 '과학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물질적인 것도 그렇지만 비물질적인 것, 즉 프로그램이나 지식, 정보 등을 어떻게 비가역적으로 검증하면서 폐기할 수 있나? 이미 대입 시험에서 합격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대입 합격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삭제하라, 그것도 비가역적으로 검증가능하게, 라고 요구할 수 없지 않나.


CVID는 원래 미국의 선전선동용이었다.(이 말을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 대해 사용하니 이상하군) 협상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CC에서 '정확한(correct)' 이라는 말도, 주고 받을 '정보'가 있을 때나 필요한 것이지, 2008년에 핵활동 일지와 핵보고서를 이미 받아보았기에, 이제는 이것마저도 줄인 것 같다. 


'완벽하게(Complete)', 그냥 서로의 '요구(ICBM의 위협과 전쟁의 위협)'를 충실하게/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정도면 된다는 것. 


트럼트는 그래서 CVID를 줄기차게 물어보는 기자들에게, 이미 그 내용이 충분히 들어있다,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정도의 설명을 한 것이다. 


CVID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즉 물리적으로 어느 수준을 말하는 지 명확히 밝혀야 설득력을 갖는다. 그런데 CVID를 요구하는 주장에, '물리적'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니 혼자 주장할 때에는 할 수 있었지만, 상대방이 있을 때는 주장할 수 없었을 듯하다. 괜히 무식함만 들킬 수 있으니... ^^


트럼프는 '과학적'으로 검토한 결과 CVID가 성립 못함을 알았던 것 같다... (단상 2에서)










Posted by wooj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