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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2) 과학기술로 북한읽기 3

최근 북한 과학기술 정책 이해를 위한 간략한 소개

최근 북한 과학기술 정책 이해를 위한 간략한 소개

 

2020년 정면돌파전에서 '과학기술'이 아주 중요해졌지요.

그래서 1월부터 로동신문 등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강조 기사가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에 대한 해석 기사들에서 

잘못된 해석이 많더군요. 

역시 북한 이야기에서 과학기술만 등장하면 이상해지는건 여전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몇 가지 이야기 몇 가지를 수정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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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생산의 일체화”는 최근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길게는 1940년대부터 시작된 겁니다. 과학기술은 고담준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산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산현장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지향이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으니까요. (제가 쓴 ‘현지연구사업’ 관련 글을 보시면 잘 나옵니다.)

짧게는 1980년대 말에 ‘일체화’정책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주도한 1980년대 경제 발전 계획에서 로보트화, 자동화 등이 추진될 때, “과학기술과 생산의 일체화”가 딱 등장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까지 사회주의권 붕괴를 비롯한 여러 어려움으로 이 정책은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98년 고난의 행군을 끝내고,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상하던 시기에 다시 등장합니다. 

2016년 당대회 이후, ‘일체화’ 정책은 교육과 결합되어, ‘과학기술, 생산, 교육의 일체화’까지 확장됩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익숙한 ‘산학연 연계 강화’와 비슷한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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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센티브 개념도 최근에 나온게 아니라 길게는 1950년대 말, 짧게는 1990년대 말에 등장합니다. 
독립채산제를 추구하면서 개별 연구소들도 연구 수행 및 자체적으로 수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성과를 낸 과학자, 기술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했지요. 
발명을 해도 개별 과학자, 기술자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건 오래된 일입니다.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상하던 때, 
과학기술연구기관 내부에 ‘생산공장’을 만들어 독립채산제를 추구하라고 하고
다른 기업소에 과학기술연구기관들이 협력해주면서 성과를 나누는 식으로 성과급을 배분하는 흐름이 생겼지요. 
개별 과학자 뿐만 아니라, 노동자, 농민 모두 개인들이 성과에 대해 정확하게 산정하여 성과급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거의 정착되는 분위기입니다. 
개인별 기여에 따라 성과물을 배분하는 거지요. 

***
2019년 12월 말, 5차 전원회의에서 
국방 부문 과학기술자들가 일을 잘 했다고 하면서, 
(일반 부문) 과학기술자들의 성과가 잘 안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김정은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2016년 7차 당대회 이후, 그리고 최근(2018 혹은 2019년) 상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자들이 성과가 없는 게 아닙니다만, 
계획에 미흡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정면돌파전, 자립경제노선 등에서 과학기술자들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더욱 책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참고하세요.

인용한 로동신문 기사 제목은 


"과학기술과 생산의 일체화를 실현하는데서 나서는 문제 (2020-03-13 로동신문)"입니다.

 

연합뉴스 기사는 아래 있습니다. 제목이 이상하게 바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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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과학기술로 북한읽기 1' 10여권 남았습니다. ^^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하셔도 되고, 제게 개별 주문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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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200313091700504?section=nk/news/economy

 

북한 과학자도 '자본주의식 인센티브' 받는다…집중투자 일환 | 연합뉴스

북한 과학자도 '자본주의식 인센티브' 받는다…집중투자 일환, 정빛나기자, IT.과학뉴스 (송고시간 2020-03-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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