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22) 과학기술로 북한읽기 3

그들이 막는 곳에 길이 있다.

                     그들이 막는 곳에 길이 있다. 



4.27 판문점 선언, 6.12 조미 회담이후 모두들 꿈에 취해 있었다. 

남북이, 조미가 벌써 화해와 평화의 시대로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진행된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에서 화해, 평화를 넘어 경제협력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여러 말들을 하게 되니

수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남북을 포괄한 큰 그림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되는 일들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꿈꾸는, 혹은 욕망하는 것만 이야기했다. 

남북 경제협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 속에서 

약탈자의 시선이 느껴졌다. 

식민지를 만들어 경영하던 일제의 선전문구를 보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들의 경제발전이 어떻게 수립되어 있는지는 별로 관심 없고

북한에 매장된 값비싼 자원, 그리고 북을 통해 들어오는 값싼 석유/가스,

북한의 싼 노동력...

모두 거저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인양, 

빈 종이에 자기들 욕망을 쏟아냈다. 


북한의 과학기술 역사를, 경제발전 전략을 공부해온 나로선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불편했다. 

북은 남북이 꽉 막혔던 작년에도

남북이 새롭게 만나서 이야기하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은

'과학기술'이라고 거듭 말해왔는데 이를 귀담아 듣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누구는 이제 우리의 상상력이 유럽까지 이어진다, 우리를 가뒀던 족쇄가 풀린다고 마구 흥분하기도 하더라.

그런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자유는, 

비행기 안 타고, 기차만 타고 유럽까지는 가는 수준이었다. 

북한의 자원을 우리 맘대로 마구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이게 최첨단인가?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가?


러시아 가스관 연결이나 철로 연결은 족히 30년은 넘은 일이다. 

그게 뭔 새로운 생각이고, 

뭔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져오나...


북한이 첨단 기술을 가졌다, 기계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합쳐진 CNC가 나름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말만하면

북한의 선전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는 평가들을 한다. 


북한이 무기를 만들던 기술로 이제는 생산자동화를 넘어 무인화를 만들면서 

컴퓨터로 생산을 통제하는 통합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확장하고 있다고 하면, 

북한의 말과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여전히 고려 자체를 안 한다. 


북한이 인공지능(A.I)기술에서 나름 첨단을 달린다고 하면

허황된 이야기를 한다고 놀린다. 


남북이 부족한 자원을 서로 나누어 개발하고, 

서로 이용하지 못하던 철길이나 도로를 사이좋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인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교류협력을 해야 하나? 

그럴려고 철조망을 걷어내려하나?


남북의 교류협력은 

남들과 비교해서 우위에 있을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야 

남북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래야만 우리를 가두었던 상상력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북이 가진 최첨단 기술, 컴퓨터 기술의 최첨단 A.I기술, 

그 중에서고 가장 어렵다고 하는 안면인식(얼굴인식) 기술을 북이 개발했고

그런 기술을 가지고 

남한의 사업가가 어렵게 어렵게 상용화시키고 있는데

그것을 막아야 하는가?


누구도 생각못했던, 

북한의 AI기술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겨뤄보겠다면서 10년을 버텨온 

남북경협의 첨단을 달리던 사람을 주저앉혀야 하나?

그것도 조만간 사라질 국가보안법으로?


말 그대로, 

북의 기술과 남한의 자본, 마케팅 능력이 결합되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여, 

이제 시장에서 평가받고, 수익을 거두려고 하는데 

그걸 막아야 하는가?

북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판사가 더 나쁘네...)


철도가 연결되어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직접 갈 수 있게 될 때 우리의 상상력이 해방되는 게 아니라 

북한이 가지고 있는 첨단 기술을 가지고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승부를 내게 되어야 

해방되는거다.

 

어제 8.15 경축사에서 대통령이 좋은 말씀은 많이 하시더만.

그 중에서 내게 가장 꽂힌 말은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지금 정부에서도 그런 자유로운 사고를 막고 있으면서 

마치 남탓하는 듯 여겨졌다. 

분단으로 유지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데

지금 정부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마치 남 이야기하는 듯하여 짜증이 확 났다. 


아직도 반북 이데올로기에서 못 벗어난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보고

"굳이 북한 사람들하고 사업을 했어야해?"

라는 말을 하겠지만,


제대로 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넘어

'북한이 가진 기술이 아주 쓸만한가보네. 저렇게 억지를 써가면서도 막으려고 하는거보니'

라는 말을 해야 한다. 


그들이 막는 곳에 길이 있다. 

그들이 눈독을 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북한의 첨단 과학기술, 그 중에서도 쓸만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도 이미 눈독 들이고 있다. 

돈벌 궁리도 하고 있지만, 

남북이 이를 매개로 협력하는 것을 막을 궁리도 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대학 연구소에서 북한의 인공지능 기술 등의 흐름을 조사하여 경고한 적이 있다. )

그러니 무리를 해서 막는 거지.


김호를 석방하고, 

자유로운 남북 교류협력을 막지말아야 한다. 

북한의 첨단 기술을 매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http://m.minplus.or.kr/news/articleView.html?idxno=5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