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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동향 브리핑(이대 통일학연구원)

북한 경제 선순환을 위한 조건 (남북동향브리핑 2010년 1월 10일 ~ 2011년 1월 16일 )

지난 주 통계청에서 ‘북한 주요통계지표 보고서’를 발간하여 2008년 기준으로 북한의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를 약 7천조원으로 밝혔다. 북한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광물의 현재 추정 매장량과 현재 가격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정부예산의 대략 20배에 해당하는 가치이다. 이에 비해 남한의 잠재가치는 300조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 북한 땅에 어마어마한 보화가 숨겨져 있면서 남북이 사이좋게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북한의 과물 매장량과 잠재가치를 품목별로 보면, ▲금 2천t(61조3천274억원) ▲은 5천t(1조9천124억원) ▲동 290만t(9조2천791억원) ▲연(납) 1천60만t(11조913억원) ▲아연 2천110만t(26조680억원) ▲철 5천억t(304조5천300억원) ▲몰리브덴 5만4천t(1조6천669억원) 등 금속류만 416조5천31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비금속 부문에서는 ▲인상흑연 200만t(1조2천49억원) ▲석회석 1천억t(1천183조8천억원) ▲인회석 1억5천만t(38조8천326억원) ▲마그네사이트 60억t(2천679조7천320억원) 등 모두 3천904조1천555억원으로 더 많았다. 또한 석탄의 경우 무연탄이 45억t으로 519조4천350억원, 갈탄이 160억t으로 2천143조4천720억원의 잠재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은 CNC기술을 활용한 생산설비의 현대화, 과학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한 해 동안에도 많은 부분에서 설비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당연히 생산성 향상도 뒤따랐다. 미국과 대립구도 속에서 예산의 많은 부분이 국방비로 쓰이다가 미사일과 핵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갔다고 판단한 2009년부터 군수공업 기술을 민수로 전환하는 흐름이 생겼고 이것이 최근 민간 부문의 설비 개선 방향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4대 선행부문이라고 하는 금속, 전력, 석탄, 철도운수 부문에 대한 꾸준한 투자는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정상수준에 근접하게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북한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는 조건은 대대적인 설비 개선 작업과 인프라 건설 등에 소요되는 자금확보일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 초,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활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비하다.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북한의 자금확보 능력이 늘어나겠지만 아직 그 가능성은 요원하므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풍부한 매장량과 막대한 잠재가치를 가진 지하자원의 개발일 것이다.

자원개발을 통해 최대한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광물자원을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하여야 한다. 즉 지하자원을 최대한 많이 채취하고 이를 가공하여 수출하게 되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점차 높아질 것이고 이를 토대로 다른 부문의 설비 개선작업과 인프라 구축에 힘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년 9월 김정일 위원장이 3월5일청년광산을 현지지도하면서 처음으로 강성대국의 대문에 들어섰다는 완료형 언급을 하였다는 것은 북한 지도부도 이런 측면에서 경제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세계 최대 광물 수입국이라는 중국과 북한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경제의 선순환 조건이 점차 갖추어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