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2013년 신년사부터 언급된 '부문'들을 언급된 순서로 정리한 것, 김정은 시대 정책의 역사가 쫙 보입니다.)
2021년 신년사 발표 없이, 8차 당대회가 진행되고 여기서 사업총화보고, 결정서 등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8차 당대회에 대한 분석 강연, 토론회 등을 여럿 보았는데 아쉬움이 많고,
내가 보는 관점으로 분석한 사람이 거의 없어 8차 당대회에서 중요한 변화, 의미 등을 직접 쓰려고 작업 중이다.
그래서 지난 7차 당대회 이후 신년사 등에 대해 내가 쓴 글을 찾아보니, 상당히 자세하게, 길게 썼다는 것을 새삼 알게되었다. 이를 다시 모두 읽고 나니, 8차 당대회에서 인정한 목표 달성에 실패한 시점이 대략 보인다. (2017년 10월? 2018년 4월? 2019년 4월? 자세한 것은 내일 진행할 강연과 조만간 발표할 글로... ^^)
그리고 그 이유도 대략 짚이는 데가 있다. 결국은 경제발전의 기관차인 '과학기술' 정책 혹은 그 실행에서 문제가 생긴 것.
7차 당대회에서는 '미래비전'을 거창하게 펼쳤는데 이번엔 왜 없었을까? 목표 달성에 실패해서? 아마도 7차 당대회에서 밝히 미래비전을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이번에 밝힌 전략이 '정비, 보강'이라고 했으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된 흐름은 아닌 듯하다.)
7차 당대회에서 밝힌 북한의 미래 비전은 '군사 강국'을 기본으로
정치/사상 부문에서 '사회주의 강국'
과학기술/경제 부문에서 '지식경제 강국'을 건설하는 것, 즉 '사회주의 지식경제강국' 건설이었다.
이 전략적 목표, 즉 미래비전은 바뀌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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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여겨 보인 대목은
“알곡생산량 을 전례없이 높이는 성과 를 거두었다.” (수해 등이 발생했지만 식량 문제는 크지 않다는 거. 2019년에 최고생산년도를 넘어섰다고 한다.)
"인민군대를 최정예화,강군화하기 위한 사업” (군의 간부화, 현대화 등을 강하게 추진한 듯. 그러면서 스핀오프로 돌린 게 아닐까... 2010년부터 ‘정예화’ 언급됨) (2013년 1월 세포비서대회에서 첫 언급)
7차 당대회에서는 언급 안 했던, "군수"가 3차례 언급되었음. 인민군대가 "조국보위와 사회주의건설의 두 전선"에서 역할을 수행했다고 함. 이것도 군 관련 분야의 변화라 할 수 있을 듯.
“핵동력공업창설” (경수로 발전소 건설 및 가동, 핵잠수함에 들어가는 엔진을 만들었다는 건 원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전력의 문제도 2019년까지는 나름 계획대로 잘 되고 있었는데... )
"시,군소재지들의 면모를 일신” (혁신 단계가 국가->도 를 지나 최소 지역경제 단위인 시, 군으로 확장하겠다는 것 (2015년부터 시,군 변화 언급))
내년부터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에서 연구교수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North Korea Center에서 연구/교육/집필 등을 하게 됩니다. 여기는 북한을 전공하려는 학생도 많아 벌써 기대됩니다.
작년에는 독일 튀빙엔대학 한국학과에서 내년부터는 베를린 자유대에서 북한연구자로 교수직을 수행하게 되었네요. 직작 외국으로 나왔어야 했나 싶네요.
이제 아껴뒀던 연구논문/책 등을 마구 써내야겠습니다. 무려 20년 전에 써두고 발표하지 않은 글도 찾아서 먼지를 털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제가 북한 연구를 시작한 지 딱 20년이 되네요. 그동안 연구해둔 결과들을 이제 또박또박 글로 써서 발표하겠습니다. 지난 11월에 민화협의 논문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것부터 이번에 연구교루소 채용 결정된 것까지, 제 연구인생을 다시 가다듬고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문헌 연구부터 충실하게 수행한 북한연구를 차근차근 진행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려 합니다.
라는 말이었다. 올해뿐만 아니라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비롯 지난 세월의 무게까지 느껴지는 말이었다.
힘든 세월을 겨우겨우 넘겼다는 안도의 인사말이었다.
이 끝맺음말은 첫머리에 했던,
"오늘의 이 영광의 순간을 안아오고 지키기 위해 올해에 들어와 얼마나 많은분들이 혹독한 환경을 인내하며 분투해왔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도전들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습니까.
특히 올해에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복구전선에서 우리 인민군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없이는 대할수 없는것입니다."
라는 말과 연결된다.
그리고 지난 2018년 9월 문대통도 평양 시민들 앞에서 비슷한 말을 했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이때 이 말을 하면서 가졌던 마음을 다시 되살리면 남북이 만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생길 듯하다.
2.
북극성-4ㅅ
역시 개발 단계에 있는 북극성은 3형을 넘어 4형까지 개발되어 공개되었다.
그런데 북극성의 '성'자와 글자꼴이 완벽히 같은 4 다음의 ㅅ을 'A'로 쓴 기사가 많더만... 북한의 일련번호에서 한글자모가 아니라 알파벳을 쓰는 경우가 있었나?
3. 화성-15형 다음 모델, 우선은 화성-11축 미사일. (9축 -> 11축), 어떤 변화?
화성-11축 형은 정부나 일반인이나 이번에 처음 봤고 가진 정보다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눈으로 관찰하고 추론해봐도 정부측 전문가의 분석과 크게 차이나지 않을 듯하다.
폭과 길이가 커졌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동차량의 축수의 증가이다.
축수가 커진 건, 그만큼 질량이 커졌다는 건데,
같은 엔진, 모델이라면 이는 거의 연료량의 증가를 뜻한다. 그리고 연료량의 증가란 사거리의 증가를 뜻한다.
화성14형에서 15형으로 바뀌면서 축의 수가 8개에서 9개로 늘었다. 그로 인해 사거리 추정치가 1만km에서 1만3천km로 바뀌었다. (이것도 추정치라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증가한 축수는 엔진이나 모델이 바뀌었을 수도 있으므로 단순히 사거리 증가만 뜻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이미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는데 사거리를 더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질량이 증가한 이유는 엔진의 변화와 연결될 수도 있고, 탄두의 수/질량의 증가일 수도 있다.
탄두의 수/질량의 증가란 '다탄두'를 뜻하고, 한번의 미사일로 여러 곳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건데, 이것도 14형, 15형에서 이미 도달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10형, 12형의 탄두 모양과 달리 14형은 첨두가 뭉뚱해졌고 이는 다탄두 장착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니까.
물론, 탄두 수를 더 늘리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나 더 가능한 것은
미사일의 비행 시간을 단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즉 새로운 엔진, 더 많은 연료 등을 사용하여 15형보다 더 빨리 목표점에 도달하도록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의 ICBM, 미니트맨3는 비행시간이 30분 정도라고 한다.
같은 조건은 아니지만 화성 15형은 고각발사로 했을 때 40분 가량 비행했다고 한다. 같은 사거리 즉 성능을 가졌다고 가정하면 더 오랜 시간 비행해야 한다는 건 느리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이야기이고, 격추 가능성이 높아지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번 화성-11축 미사일은 사거리 증가, 탄수 증가 혹은 비행시간 단축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4. 화성-11축 미사일, 발사대
화성 미사일들을 봤을 때, 놀라운 것 중 하나가, 발사대였다.
이 육중한 미사일을 아주 작은 발사대만으로 떠받치는 것을 넘어, 발사하는 순간의 진동을 모두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는게 놀라웠다.
이번에 딱 한 장면, 발사대가 보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예상외로 간단하다.
4지점에서 높낮이를 조절하여 발사대를 지탱하고 그 위에 3개의 판이 높여 있고, 그 위에 미사일이 올려지는 구조이다.
북미협상의 조건이 정해졌네요. 허들이 높아졌습니다. 지난번까지 협상 자체에 가격(?)을 매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협상을 위한 요금으로 적대시정책 포기를 내 걸었네요.
게다가, 해제할 적대시 정책의 최소 내용도 명시했네요. 대통령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라고.
그리고 북핵의 현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했네요. 가지고 있는 핵은, 미국에 명확한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그냥 만들고 있는, 실전에 쓸 수 없는 핵이 아니라 실전에서 가동되고 있는 핵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리고 2019-06-30 판문점 회담에서 북이 했던 이야기는 미국 뿐만 아니라 남한도 들으리라고 한 거 같습니다.
2018년 판문점 회담에서 문대통령이 신한반도구상(?)의 내용이 담긴 USB를 주면서 공동번영?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 속에서는 경제지원과 경제번영을, 남의 경제적 우월성(?)을 전제로 이야기했을 거라고들 합니다. 이럴 생각 없다고 못 박은 거지요.
남북 협력이라 하면서, 북은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 남은 자본과 기술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이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북이 가진 게 뭐가 있냐고... 여기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밝힌 거지요.
애매한 말 없이, 명확하게 말하는 것 그게 김여정 제1부부장의 화법인 듯합니다.
이제 남한과 미국의 대응이 어떻게 나올지, 얼마나 솔직해질지 기대됩니다.
--- 2020-07-10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미국은 바로 그때 2019년초 하노이에서 부분적인 제재해제를 해주는것같은 시늉을 내면서 얼마든지 우리의 핵중추를 우선적으로 마비시켜놓고 우리의 전망적인 핵계획을 혼탕시킬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있었다.
그때에는 우리가 거래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조미수뇌회담이 열렸을 때 우리 위원장동지는 북조선경제의 밝은 전망과 경제적지원을 설교하며 전제조건으로 추가적인 비핵화조치를 요구하는 미국대통령에게 화려한 변신과 급속한 경제번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도 없는 제재해제따위와 결코 맞바꾸지 않을것이라는데 대하여서와 미국이 우리에게 강요해온 고통이 미국을 반대하는 증오로 변했으며 우리는 그 증오를 가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집요한 제재봉쇄를 뚫고 우리 식대로,우리 힘으로 살아나갈것임을 분명히 천명하시였다.
이후 우리는 제재해제문제를 미국과의 협상의제에서 완전 줴던져버렸다.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철회 대 조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재를 가해온다고 우리가 못사는것도 아닌데 무엇때문에 미국에 끌려다니겠는가 하는것이다.
미국이 지금에 와서 하노이의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녕변지구와 같은 대규모핵시설의 영구적페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
“최근에 미국이 대조선제재와 관련한 대통령행정명령들을 1년간 더 연장하는가 하면 조미관계개선에 앞서 《인권문제》가 《해결》되여야 한다고 떠들어대면서 우리의 《인권실태》에 대해 걸고들기도 하고 우리 나라를 《최악의 인신매매국가》로,《테로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우리를 사사건건 겨냥하고 건드리고있는데 이것만 보아도 미국의 대조선적대시가 결코 철회될수는 없다는것을 잘 알수 있다.”
“미국은 우리의 핵을 빼앗는데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우리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데로 머리를 굴려보는것이 더 쉽고 유익할것이다.”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것을 상기시킨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반가운 주장(?)을 발견했다. "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경제집중노선으로 가겠다고 천명하는 마당에 이런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북에 대한 비핵화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인가요? " 핵무력을 완성한 마당에,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없이 그저 포기하라는 주장 말고 제시하는 것 없이, 오히려 북한 스스로 '군수의 민수전환' 전환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방에 과도하게 몰린 각종 자산과 인력, 그리고 기술을 민수로 돌려 군사적 긴장도를 낮추고 있을 때, 봉쇄 정책만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제대로 완성할 수 있나?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핵에 대해서는 4no(동결 수준)정책을 유지하게 하면서, 스핀오프를 더 가속시키도록 도와주는, 스핀오프 유도정책 을 쓰면, 궁극적으로 군사적 긴장도를 맞추는 셈이 되어, 비핵화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나중에는 핵이 무용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지 않을까?
그래서, 제재가 아니라 지원/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가 아닌가? 라는 주장을 하면 더 좋겠다.
돈의 단위가 조를 넘어가면 계산이 힘들어지고 국방비에 대해서는 묻지마 경향이 강해서 규모 파악이 힘든 경향이 있다.
하지만 꼼꼼히 숫자를 비교해보면, 우리는 국방비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같은 미군 분담금도 독일에 비해 많이 내고 있고,
너무 가파르게 국방비가 오르고 있다. 만일 국방비가 거의 동결되었던 김대중 정부 시절로 수준(17조)으로 유지되었다면,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국방비를 증액할 필요가 많이 줄게 될테니) 그 이후 10년 동안 대략 110조를 아낄 수 있었고 그 이후 3년동안 대략 80조를 아낄 수 있었다.
2017년 40조, 수준에서 동결하기만 했더라도 국방비 10조를 아껴서 2019년 신생아(30만명) 1명당 탄생축하금으로 3천만원씩 줄 수도 있었다. (30만*3천만=9조) 아니면 2019년 전국민 재난지원금 20만원을 줄 수 있었다. (5천만*20만=10조)
(남북 합의만 잘 지켰더라도, 국방비 증액의 필요성을 없어져 동결 가능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 주한 미군은 2만8천명 수준, 분담금은 1조. 주독 미군은 3만5천명 수준, 분담금은 0.1조 수준...
우리나라 국방예산 변화를 보면, 1993년 9.2조. 1998년 13.8조 (5.6조/5년) 2003년 17.5조 (4.7조/5년) 2008년 26.6조 (9.1조/5년) 2013년 34.3조 (7.7조/5년) 2017년 40.3조 (6조/4년) 2020년 50.2조 (9.9조/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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