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신년사 분석


1.

2016년 7차 당대회 이후, 전체 정책적 기조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언급 순서나 내용은 큰 변화 없이 구성되었다. 


2.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보지 못합니다."


라고 하면서 '미국에 의한' 전쟁 가능성이 0%가 되었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아무리 핵을 휘두르며 전쟁 도발 책동에 광분해도 이제는 우리에게 강력한 전쟁 억제력 있는 한 어쩌지 못할 것이며 북과 남이 마음만 먹으며 능히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긴장을 완화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라는 문장에서도 한 번 더 쓰였고, 남한이 전쟁을 막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나온다. 


전쟁 가능성이 줄었다는 건, 즉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넘어, 오랜 기간 전쟁을 대비해온 북한 경제 전반의 변화를 야기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대규모 경제 건설을 비롯 지상물 건립에 자유가 생길 것이고, 도로 확충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석유 관련 개발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 대비로 인해 비효율적인 사업 방식을 못 바꾼 대표적인 영역이니까.


3.

과학기술 부문 언급은 뒤쪽으로 대폭 밀렸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특별한 변화가 없어서 기존 정책 그대로 간다는 의미인 듯하다.  가장 우선 언급 대상이 전력/금속/화학공업/기계공업 등이므로 과학기술을 이들과 독립적인 것으로 처리할 수는 없으니 과학기술 우선이 뒤로 밀렸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자립경제 발전의 지름길은 과학기술을 팡세우고 경제작전과 지휘를 혁신하는 데 "있다고 언급하는 것과 경제부문 전반에서 '자립'을 강조하는 것에서 과학기술, 특히 연룐/원료/기술의 자립을 앞세우는 '주체과학'의 특징을 더욱 강조한 편이다. 


4.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구체적인 언급이 눈에 띈다. 법인세처럼 벌어들인 돈의 12.5%만 국가에 내고 나머지 처분권을 개별 기업이 책임지게 하는 등, 경제관리 방식의 변화가 최근에 많이 일어났는데 이의 집결체인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5. 

이전에 없었던 언급은 '핵무기 연구부문과 로케트 공업 부문'을 별도로 언급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되어다고 자찬하면서, "대량생산"과 "실전배치" 사업에 박차를 가하자고 선언한 대목은 2017년의 핵무력 확보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핵 개발을 계속한다고 경제가 계속 나빠질 것이라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부를 제대로 안 하는 사람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에 의해 핵 부문은 이미 별도의 예산으로 독립되어 있기에 일반 경제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6.

2017년 미국과 대결을 '핵무력 확보'로 마무리한 다음이라 그런지, 미국에 대한 고려는 많지 않다. 대신 남한의 한계와 기대에 대해 많이 언급한 것이 특징이다. 

정권 교체가 되었지만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아니 나아가 오히려 못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남북 대결 국면을 더욱 키우지 말고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데 남한이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언급한다. 

즉 하난도에 전쟁관련 외세를 더이상 끌어들이지 말고, 군사적 긴장을 더욱 키우는 일을 하지 말며, 긴장 완화/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남북이 서로 접촉과 왕래, 교류의 폭을 넓혀 나가면 된다고 제안하고 있다. 

2017년 '적극적인 무대응' 전략을 버리고 '적극적인 교류협력' 제안을 한 것이다. 변화가 기대된다.


7.

2017년 말에 열겠다고 했던 만리마선구자대회를 10월 전원회의에서 철회했다는 게 드러났는데, 그 이유는 ''생존을 위협하는 제재와 봉쇄" 때문인 듯하다. 신년사 곳곳에 이런 말이 들어 있고, 전반적인 경제운용 방향이 '자립'이라는 점이 이를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경제전략/정책을 바꿀 정도라고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전략(핵-경제 병진노선)이 제대로 된 것임을 확신하였다고 해야 한다. 



(그림으로 정리한 것 2개를 Tistory에 삽입이 어려워 뺐습니다. Facebook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신년사, 당대회에서 언급한 부문별 순서 그림) 


(2018년 신년사, 글 내용을 구조화시킨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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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뿐일까?

: 북한 미사일 분석에서 빠진 ‘과학적 사고'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체/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실패했다고 공개한 것은 단 1건이다. 2012년 4월에 발사했던 광명성 3호가 발사 직후 100여초 만에 공중에서 폭파되었다. 혹자는 일부러 공중 폭파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로동신문에 오류를 찾아 고쳤다는 이야기가 한 달 뒤에 나왔으니 실패한 건 맞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당시의 평가가 가관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언론, 전문가들이 북한 인공위성 발사 전체가 실패한 것인양 이야기했고, 심지어 개발을 책임진 사람들이 모두 벌을 받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 누구도 이를 ‘과학'의 이름으로 사고하지 않았다.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던 사람들은 ‘북한'적 현상에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사실, 인공위성 발사 시험과 같은 ‘빅 사이언스(Big Science)’에서 실패는 너무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북한처럼 실패한 흔적이 별로 안 나오는 경우가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공위성 발사체는 1개만 만들지 않고 최소 2개, 복수로 제작된다. 그래야 발사하다가 실패하면 남은 것을 통해 잘못을 수정하고 최종 완성단계로 진화시킨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도 그랬다.

당시 필자는 이런 일반적인 과학 상식에 기초하여 북한 광명성 3호는 10개월 안에 재발사된다는 글을 써서 나름 언론에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광명성 3호는 다시 발사된다 (프레시안, 2012.4.17)) 게다가 필자의 글을 읽은 ‘과학자' 선배가 20여년 만에 연락하여 나로호도 3개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반성의 말을 전했다. 인공위성 발사체를 연구하는 자신들이 너무 안일하게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과학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문 과학자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사고, 합리적 사고를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는 못할지라도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있다. ‘북한'적 현상들도 일상적 사고, 혹은 합리적 추론을 통해 분석한다면 새로운 면이 보일 거라 장담한다.


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 뿐일까?


북한의 주장을 신뢰하는 사람이나 불신하는 사람이나 똑같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일 것이라는 막연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팀이 한번 쏘고 그것을 개량, 발전시켜 그 다음 것을 쏜다는 인식이다. 즉 공개된 모든 미사일이 하나의 개발 프로그램 상에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니 “75일만에 이 정도로 발전시키다니 놀랍다”라는 평가나 “75일 밖에 개발 시간이 없었으니 미숙한 기술”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혹은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기술발전할 수 있는 경우는 없으니 외국에서 도입한 것이거나 베낀 것이라고 폄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1번부터 10번까지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할 때, 개발팀이 ‘하나’라면 1번 다음에 2번, 2번 다음에 3번, 하는 식으로 하나씩 시험/개발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발팀이 ‘4팀’이라면? 그렇다면 A팀은 1번, 5번, 9번 미사일을 담당하고 B팀은 2번, 6번, 10번 미사일을 담당하는 식이 될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1번~10번 미사일이 순차적으로 개발 및 시험 발사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A-1, B-1,C-1, D-1, A-2,B-2,C-2, D-2와 같은 서로 다른 4개 계열의 미사일이 시험 발사된 것이다. 물론 서로 다른 4개의 개발팀은 각자가 개발한 기술과 시험 결과는 공유할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미사일을 만들어, 시험 발사한다고 보면, 75일만에 기술진보를 이루었다는 평가는 너무 후한 것이고, 75일밖에 안 되니 제대로 된 기술개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너무 박한 것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주체가 군수공업부도 있고 국방과학원도 있는 등 적어도 2개의 집단이 시험발사를 담당한 것도 이런 추론이 합당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또한 북한의 과학기술 개발 역사를 보면, 같은 연구 주제를 최소 2개 이상, 보통 5개 가량 복수로 두는 경우가 많이 등장한다. 당연히 하나만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으니,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 별개의 여러 조직들에게 같은 목표를 동시에 주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나라, 기업에서 쓰는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북한도 이런 생각을 하는게 ‘당연'하다.

라남의 열풍이라는 소설에서 첨담 기계 개발 프로젝트를 5개의 서로 다른 단위에게 맡기는 장면이 나온다. 4개는 외국에서 기술을 이전해 오는 방법을 썼고 1개만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썼는데 결국 자체 개발한 팀만 성공했다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태블릿, 일체형 컴퓨터 등 최신 IT를 만드는 기업도 1개만 있는게 아니다. 여러 기업이 서로 경쟁하듯 IT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미사일도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만들어졌을 것이라 간주해야 합당하다. 근데 몇 개일까? 지금까지 공개된 미사일들의 사양과 특징을 한꺼번에 나열해놓고 비교, 분석하면 찾을 수 있을 거라 본다.


공개된 미사일이 북한이 보유한 최첨단 수준일까?


김정은 체제에 접어들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예전보다 더욱 잦아졌고 더욱 수준 높은 무기들이 공개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것이라 다들 공개된 미사일들이 북한의 최첨단일 것이라 짐작, 아니 예단한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아직 미개발 상태, 수준 이하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2015년 이후 공개된 미사일들은 절대 불가능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공개된 것이 거짓이거나 조작이 섞인 것이라 추측했고, 이런 추측이 빗나가자 그냥 북한이 공개한 것이 ‘안간힘을 쓴’ 최첨단이라고 평가하였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는 합리성을 가장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게 배수진을 친, 마지못한 평가인 셈이다.

그런데 어떤 나라가 자국의 국방기술, 무기 체계를 모두 공개할까? 시합을 앞 둔 운동 선수가 시합 직전 연습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있나? 수능을 앞 둔 수험생이 연습문제 풀이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는게 맞나? 아니다.

최고 수준의 70~80% 수준에서 공개하고, 연습 경기를, 모의고사를 치를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수준도 이 정도에서 파악해야 한다. 열병식 때 등장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이 많은 이유, 처음 공개된 것을 북한 사람들이 구식이라고 한 이유는 대부분 이런 이유로 설명이 된다. 공개된 것이 아무리 놀라운 수준이라 하더라도 최첨단은 아니다.

게다가 정말로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것이라면 이 정도로 실패 확률이 낮을 수는 없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모두 맞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개되지 않은 경우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그들의 주장일 뿐이니 아직 확실한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이런 식의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가짜 탄두'를 썼다거나 너무 짧은 시간에 개발하느라 기술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은 쉽게 할 수 없다. 미국 등의 ‘도발'이 심하니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이름만 15형으로 지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은 그냥 소설일 뿐이다.


화성 15형, 미국의 카드를 빼앗았다.


북한의 화성-15형도 북한 미사일 기술의 최첨단이 아니고, 75일 전에 시험한 미사일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준비해두었던 것이라고 봐야 한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하지만 시험발사 성공 확률이 높은 미사일이 더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 ‘과학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선언대로, 공개된 미사일 수준들만으로도 북한의 핵탄두는 뉴욕 앞바다에서 폭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불명확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의 카드가 줄었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은 북한을 상대로 하는게 아니라 ‘미국의 대내용 카드’라고 해석하는 게 더 합당하다. 북한의 무기 수준이 이런 군사 훈련으로 막을 수 없게 되었으니.

보이는 것만 믿는 편협한 수준이나 보이지 않는 것을 무턱대고 믿는 황당한 수준도 ‘합리적'인 사고는 아니다. 북한의 고유함을 인정해주려다 북한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너무 부각되면 ‘과학'적 사고에서 멀어지게 될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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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최성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소장, 45세)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6명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이에 따라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 6명이 2016년 3월에 발표되었다.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소장 최성은 박찬영에 이어 2번째로 거명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이다. 박찬영이 김일성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면 최성은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원래 ‘분산형 컴퓨터 조종 체계(분산형 조종 체계 Distributed Control System: DCS)’ ‘미래 102’를 개발한 연구자이다. 이번에 최고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된 이유는 ‘미래 102’를 활용하여 평양메기공장에 ‘통합생산체계'를 만들어 시스템의 안정은 물론 생산량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향메기공장은 ‘김정일의 유훈' 공장이라면서 김정은이 정상화에 공을 들인 곳이기 때문에 성과를 더욱 높게 평가받있다. 병에도 강하고 성장속도도 빠른 메기를 양식하자는 김정일의 제안에 의해 2002년 만든 평양메기공장은 양식업을 공업화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2014년 김정은은 이곳을 현지지도하면서 성과가 미흡한 것을 지적했고 급기야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의 1인자인 최성 연구팀이 2015년 투입된 것이다.


분산형 조종체계 ‘미래 102’ : 생산현장의 자동화, 무인화 체계


최성의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원래 ‘공업정보연구중심'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에 세워진 것이었다. 당연히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후 ‘공업정보연구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15년 즈음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로 바뀐 듯하다. 이 연구중심/연구소는 생산현장의 자동화, 현대화를 활동 목표로 삼은 듯한데,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였다.

2007년 설립 직후부터 연구소는 대동강타일공장과 만수대창작사의 현대화, 자동화 사업에 참가했고, 2012년에는 순천화학련합기업소, 강계포도술공장의 자동화, 무인화를 성공시켰다. 생산현장에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클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실행한 과학자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약 10여명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한 최고의 과학기술상인 ‘2.16 과학기술상'을 수상하였다.

‘미래 102’는 이들이 다양한 생산현장의 경험을 일반화,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만든 분산형조종체계인데 2014년 말 즈음에 완성된 듯하다. 이전에는 매번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지만 미래 102가 완성된 다음에는 현장 상황에 대한 분석자료만 있다면 쉽게 통합생산체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연구소 주장에 의하면 7년 걸릴 작업을 불과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즉 시간 단축 효과는 1/40 가량이다. 비용도 외국에서 수입할 때에 비해 1/3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래 102호를 완성한 후 담당 과학자, 기술자들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살림집을 받았고 ‘연풍과학자휴양소'에 다녀오기도 했다.

분산형조종체계의 장점은 고성능 설비가 아니더라도 복잡하고 규모가 큰 제어와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슈퍼컴퓨터는 설비 자체가 고속 연산을 할 수 있지만, 분산형/병령형 시스템을 잘 구성하면 일반 PC를 가지고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구성하는 일반 PC들의 성능에 맞게 할 일을 쪼개어 나누어 준 후, 결과치를 합치는 시스템을 구성하면 된다. 미래 102호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복잡하고 규모가 큰 생산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2015년 평양메기공장의 경우 19개 공정의 통합조종체계와 전력관리, 품질관리를 포함한 9개 부문에 대한 생산관리체계, 공장경영업무체계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CNC가 ICT기술을 활용하여 기계제작 설비를 자동화하는 것이라면 분산형 조종 체계인 미래 102는 생산공정 전체를 자동화, 무인화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 활동을 보면 북한 경제발전 전략의 특이점도 관찰된다.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생산현장 전반의 상향평준화를 지향하는데 미래 102는 이런 흐름을 가속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때 다양한 생산현장에 고급 기술들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본보기공장에서 도입 성공한 체계를 표준화, 일반화하여 다른 곳에 도입할 때 ‘이익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사회에서 흔히 보이는 기관 사이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북한 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기술을 평가할 때, 단순한 기술이 산업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없거나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최성 연구팀의 활동을 보면 이런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 기술을 더욱 발전시킴과 동시에 확산시킨 결과 산업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10년가량 걸릴 수도 있는 15종의 공업용 첨단정보기술제품 개발과제를 10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앞당겨 수행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축하문까지 받았다. 북한 경제의 변화를 선도하는 집단의 수장이라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되었다.



  • “만리마시대의 참된 보건일군들의 정신세계와 투쟁기풍을 적극 따라배우자” (2017년 4월 3일)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첨단돌파전의 불길높이 충정의 200일전투에서 눈부신 성과를 창조하고있는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과 일군들에게 보내는 축하문전달모임 진행” 로동신문 (2016년 9월 16일)

  •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결사관철하는 투쟁에서 발휘된 훌륭한 모범” 로동신문 (2016년 9월 21일)

  • “2015년 최우수과학자,기술자” 로동신문 (2016년 3월 13일)



[ NKTech.net 에 중복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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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북한에서는 이렇게 한다 

    : 동평양화력발전소, 국가과학원 동력기계연구소, 분사 물펌프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기술혁신’이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가에 대한 이론은 크게 2가지가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게 보장하면 자연스럽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나이고,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자와 노동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트랜지스터와 나일론의 발명이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기술혁신 스타일은 ‘현장 지향성'


북한의 경우 생산활동이 직접 진행되고 있는 생산현장에서,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에게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면서 기술혁신을 일으킨다는, ‘현장 지향성' 기술혁신을 추구한다. 즉 생산현장 중심으로 과학기술자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이처럼 생산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기에 연료, 원료, 기술, 인력 등의 자립을 추구하는 성향, 즉 자립성이 강해졌다.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전략을 수행하는 데 ‘선차과제이자 핵심고리’로 규정된 전력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동평양화력발전소에서 거둔 기술혁신 사례는 ‘현장 지향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북한식 스타일이 잘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혁신이란 새로운 이론의 발견이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공정이나 설비를 약간만 고치는 수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전 시기 생산활동에 비해 생산능률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


2016년 11월 로동신문에 소개된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기보다 자체의 힘으로 기술혁신을 해보려고 노력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과학원의 뛰어난 과학기술자들에게 기술지원을 받아 단기간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즉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설비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의 불합리성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자들이 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사례이다.

처음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여 고치려고 노력한 것은 증기터빈을 가동할 때 사용하는 냉각수를 재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지하 3m 깊이의 탱크에 모이는 냉각수를 지상 20m 높이 에 있는 탈기기로 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설치한 원심펌프가 지하의 습기로 인해 자주 고장나는 전동기 문제로 제대로 가동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냉각수는 화학직장에서 많은 시약과 노력을 들여 화학처리하여 만든 탈염수이므로 이를 재활용하지 못하면 전력생산 비용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들은 ‘원심펌프’를 사용하는 대신 다른 방식의 펌프 즉 ‘분사펌프’를 사용하고 싶어 했다. 구조도 간단할 뿐만 아니라 전동기를 사용하지 않고 터빈에서 나오는 물이 갖고 있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기 절약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장노동자들이나 현장의 과학기술자들만으로는 과학기술 이론의 깊이가 부족하였다는 것이다.

이때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과학원 동력기계연구소’ 소속 과학기술자들이 현장을 찾아 부족한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분사펌프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나 설비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현장 로동자들의 착상을 과학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연구사업을 심화시켜 나갔다.

현장에 파견된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사펌프의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다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밝혀냈다. 그리고 최대한 추가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알맞은 물의 온도를 찾아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방법도 현장 노동자들이 검토한 것이긴 했지만 새로운 동력원으로 사용할 물을 돌려쓴다면 탈기기의 수위가 낮아져 전반적인 공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추측하고 적극 추진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반면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작동가능한 범위와 수치 등을 구해낼 수 있었다. 결국 현장 상황에 가장 알맞은 형태의 분사펌프가 제작되어 냉각수 재활용문제 해결은 물론 에너지 절감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동평양화학발전소에서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현장 노동자와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생산 현장에서 긴밀하게 협력하였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현장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비롯한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 참고 자료

“<에네르기보장을 경제장성에 확고히 앞세우기 위한 과학기술적대책을 철저히 세우자> 과학의 힘으로 담보한 전력증산방도”, 로동신문, 2016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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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박찬영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1호 수상자 (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 80세)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한 북한은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국방과학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여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제발전전략을 구성하였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2003년 10월 1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담화를 정리한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로 구체화되었다. 2003년 10월 29일에 개최된 ‘전국 과학자, 기술자 대회'는 이러한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할 과학자, 기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였다.


2.16 과학기술상, 최고 과학자 기술자 선정

이 당시 제정된 ‘2.16 과학기술상'은 과학기술 부문 최고의 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특출한 기여를 한 대상과제들과 개별적인 과학자,기술자들에게 수여”하도록 제정되었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부문에서 연구된 새로운 발명, 발견 및 과학연구성과 가운데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된 과학연구성과, 국보적가치가 있는 과학기술도서, 사전 및 프로그람 등에 수여”하기 위한 상이었는데, 이는 개인 뿐만 아니라 ‘과제'를 특정하여 상을 주기로 계획되었다. 그리고 상을 줄 때에는  증서나 메달과 함께 상금(상품)을 주어 물질적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담은, “과학기술발전에서 전환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가 발표되었다. 김정일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김정은의 제안이었다.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제도는 이 당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6명만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이었다.


김일성 시대의 현장 과학자 박찬영

처음으로 선정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는 2016년 3월에 처음 선정되었다. 박찬영(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은 6명 중에서 첫번째로 소개되었다. 그가 기여한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특출한 과학기술성과”는 백두산영청청년 1호, 2호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5심원 2중곡률 아치언제 설계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대상과제의 총설계를 수행한 것이다.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두는 댐(아치)에는 ‘중력댐 방식’과 ‘아치댐 방식’이 있다. 댐의 무게만으로 수압을 이겨내는 것을 ‘중력댐이라고 하고 댐의 모양을 아치로 만들어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을 ‘아치댐’라고 한다. 박찬영이 도입한 것은 아치댐, 그것도 휘어진 정도(곡률)가 서로 다른 아치(2중곡률)를 5개(5심)로 구성한 상당히 복잡한 형태의 댐이었다. 이로 인해 콩크리트 양은 34만 세제곱, 굴착한 양인 24만 세제곱이나 줄였다고 한다. 즉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여 막대한 자재와 노동력을 아끼면서도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했고 무엇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아치댐은 좁은 협곡에 주로 건설되고 양쪽에 튼튼한 암반이 있을 때 도입된다. 그런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경우 좌우 폭이 굉장히 넓다. 박찬영은 중간에 개의 인공기둥을 추가로 건설하여 폭이 넓은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박찬영이 1호 수상자로 지명된 것은 중요한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것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었다. 2016년에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처음에는 백두산선군쳥년발전소였다고 한다.)는 김정일의 유훈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이 성과를 기념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북한의 문화이며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 경제의 가장 약한 부분이 ‘전력' 문제이므로 발전소 건설은 북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에 포상에서도 우선 순위에 높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율 추정치에서 ‘전력’ 부문이 22.3%로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박찬영은 1950년대 초에 현장에 배치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현장 과학자’이므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자 우대 정책, 현장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대상이었다. 1950년대 김일성은 과학자, 기술자들의 현장 지원활동을 강조하면서 그냥 수학문제 잘 푸는 수학자보다 댐의 구조를 잘 설계하여 자재를 아끼면서도 더 튼튼한 댐을 건설할 수 있게 해주는 수학자가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했는데 박찬영이 바로 그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박찬영은 이미 공훈설계자,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상태에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사업에 참가했고 백두산영웅청년 1호, 2호 발전소 완공을 기념하여 포상을 할 때 7000여명 중 유일하게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발전소 완공에 설계, 기술적 문제가 가장 컸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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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6 - 식량난 해결의 기본 조건 : 물부족 문제 해결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북한은 산간지역이 많아 농지가 매우 부족한 나라이다. 따라서 북한의 농업은 집약식이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형태로 발전했다. 높은 곳에 농경지를 만들어 전기로 물을 퍼올려야 했고, 비료와 농약 등 화학약품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았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며칠 만에 1년 강수량(대략 800~1000mm)의 60~70%에 달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거의 대부분의 농경지가 망가졌다. 이때부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졌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종료를 선언했지만 극심한 어려움만 극복했지 식량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농지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연식 물길' 공사였다.

수해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게 함은 물론, 전기를 쓰지 않고도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수로를 정비한 것이다. 별도의 에너지를 쓰지 않더라도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자연식 물길'을 새로 개척한 것이다. 이런 대규모 토목 작업은 한꺼번에 할 수 없어서, 2~3년을 단위로 지역별 공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공사에 필요한 노동력은 군대에서 주로 동원하였는데, 부대별로 지역을 나누어 맡는 방식이었다. 또한 부대별로는 자연식 물길 작업에 투입되는 전담 단위(돌격대)를 만들기도 한 듯하다.

제일 처음 추진된 것은 1999년부터 시작해서 2002년 10월에 완공한 평안남도 지역의 ‘개성-태성호' 사이의 160km 구간 공사였다. 약 990㎢의 면적에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자연식 물길 공사는 평안북도 백마 저수지에서 철산 사이의 290㎞ 구간이었다. 2002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2005년에 완공되었지만 정상 통수는 2008년에서야 가능했다. 그만큼 어렵고 큰 공사였던 것 같다. 2006년부터는 황해북도 곡산, 신계, 수안 3개 군에 걸친 420㎢의 미루벌에 220km에 이르는 자연식 물길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역시 약 3년이 걸려 2009년 말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이때까지 공사로 인해 총 670여개소의 양수장과 1,000여대의 양수기, 전동기가 없어졌고 대략 12만여 kW의 전기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2016년 11월에 완공했다고 하는 ‘황해남도 자연식 물길 공사’는 2012년에 시작했다. 2015년과 2016년 초에  완공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지난 9월 홍수 피해 등으로 여의치 않아 이제서야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된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에 4개의 대규모 자연식 물길(관개수로)가 완성되어 에너지 소비가 적은 물관리 체계가 갖추어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2.8비날론연합기업소 등의 정상화 이후, 비료생산 및 공급을 정상화하고, 단계적 자연식 물길 공사를 진행하여 에너지 의존도를 낮춘 물관리 체계를 갖춘 것이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회복된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던 고리들이 하나씩 풀리는 흐름이다.

2016년 2월부터 다섯번째 공사인 ‘청천강-평남 관개물길공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 참고자료

“서해곡창지대에 펼쳐진 천지개벽,황해남도물길 1단계공사 완공”, 로동신문, 2016년 11월 15일.

http://nktoday.kr/?p=11076

“기적창조의 지름길은 기술혁신 자강도려단의 일군들과 돌격대원들”, 로동신문, 2017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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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을 통한 교류협력의 거점 : 기술교류사 / 기술교류소 (2017.11.3)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북한의 고급 과학기술자들이 모여 있는 기관은 어디일까? 당연히, 전문연구기관으로는 ‘국가과학원' 산하 연구소와 생산성 산하 연구소가 핵심이다. 전문연구기관은 첨단연구와 함께 국가 지정 핵심연구에 집중하고 생산성 산하 연구소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응용연구를 담당한다. 이와 함께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교원과연구원에도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교육을 담당하면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좀 더 원론적인 연구와 함께 첨단 및 기초연구를 담당한다. 물론 생산현장에 대한 기술지원 활동도 병행한다. 특히 김책공업대학 교원들은 생산현장의 현대화, CNC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생산현장에 자주 파견된다.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

최근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를 이야기하면서 과학기술연구와 생산에 대한 기술지원활동을 병행, 강화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런 정책의 흐름에 맞추어 국가과학원 등의 전문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상품생산 공장을 만들기도 한다. 대학은 대학 전체 인프라를 이용해서 기술지원활동을 전담하는 기업체를 만들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첨단 과학기술교류사' ‘지흥과학기술교류사', 김책공업종합대학의 ‘미래 과학기술교류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과학기술교류사'는 높은 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춘 대학의 교원, 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의뢰받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직접 도입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실험, 실습 장비는 의뢰받은 연구를 수행하는 데 적극 활용되므로 어떤 단위보다 효율적인 연구,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의 과학기술 활동은 생산현장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현장 지향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즉 연구실 내의 연구활동에서 머무는 것을 지양하고 과학기술 연구는 궁극적으로 생산에 기여해야 한다는 지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전통에 비추어보면, 과학기술교류사를 만든 것은 과학기술 연구의 현장 지향성을 강제하는 것과 함께, 현장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여 생산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컨설팅이라고 한다면, 세무나 인수합병 등과 관련된 일이 대부분인데 과학기술교류사의 일은 일종의 ‘기술 컨설팅’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과학기술교류사

김책공업종합대학의 ‘미래 과학기술교류사’의 팜플릿을 보면 1996년에 창설되었다고는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안 되었다고 로동신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팜플릿에 따르면, “대학의 강력한 과학연구집단을 토대로 하여 공장, 기업소들의 현대화에 필요한 과학기술적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첨단설비들을 생산도입하여 커다한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특히 “대학의 정보연구실을 통하여 통합생산관리체계 프로그람을 비롯한 경영프로그람들과 웨브싸이트 관련 프로그람, 각이한 분야의 응용프로그람들을 개발하여 현실에 도입”하였다고 한다.

미래 과학기술교류사는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도 참가하였는데 전람회 부스에 전시된 보유 기술로는 “고온 공기 연소기술, 플라즈마 절단 용접기, 탄산가스 치료장치, 탄소 유황 분리장치, 원유 처리장치,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야외조명등, 화재감시기, 집어등, 운동능력 측정 장치, 담배독 줄임 카드, 오존발생기, 자동차용 전자저울, 전자식 만능 재료시험기, 금속표면 처리기술, 고성능 방수액, 초음파 세척기 등”이 소개되어 있었고 일부 제품도 전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근적외선스펙트르분석기’는 2014년 8월에 개최된 ‘제13차 전국발명 및 새 기술전람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에서 수여하는 발명증서도 받았다고 한다. 이 제품은 각종 유기물질의 성분함량을 시약을 전혀 쓰지 않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데 분석시간은 2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범안양어장, 구장양어장 등에서는 미래과학기술교류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수질종합측정기’를 사용하여 물의 온도, 오염 정도 등을 실시간적으로 측정, 분석하면서 최근 북한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양어의 과학화’ 수준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첨단과학기술교류사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기술교류사에서는 2016년 11월에 ‘진공주조법'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한다. 이 진공주조법은 흔히 이용되는 ‘모래형타에 의한 주조법’과는 달리 ‘거품수지모형과 마른 모래’를 이용하여 조형작업을 진행하고 쇳물주입과정에 모형에서 생기는 가스를 진공배기장치로 뽑아내여 주물품내부와 외부에 형성되는 기포를 제거함으로써 주물품의 질을 개선하는 새로운 주조방법이라고 한다. 나름 세계적 수준에 해당하는 주조법이라고 한다. 이를 이용하면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모양의 주물품들을 마음먹은대로 제작할수 있게 하된다고 큰 의의를 가진 성과라고 로동신문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또한 주물품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노동력과 전기, 원료 등을 절약할 수 있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기술교류소 혹은 기술교류사

대학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술교류사'말고도 ‘기술교류소'라는 이름을 단 업체가 최근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주로 정보화기술을 활용한 IT제품을 만드는 회사들 중에도 ‘기술교류사' 혹은 ‘기술교류소'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대표적인 OS ‘붉은별’을 만드는 단위가 ‘붉은별기술교류사'이고, 병렬계산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컴퓨터를 만드는 곳은 ‘류성기술교류사'이다. 대형 TV를 생산하는 업체는 ‘락원기술교류사'이고 수자식무전기를 비롯, 스마트폰, 스마트 전등 등 다양한 IT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도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이다.

휴대폰과 태블릿PC용 앱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도서뷰어인 ‘나의 길동무 3.3’과 네비게이션 앱인 ‘길동무 1.0’을 만든 단위는 ‘삼흥정보기술교류소’이고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점 ‘은파산'을 만들어 운영하는 업체의 이름은 ‘조선은파산정보기술교류소'이다. 국가과학원 ‘신의주첨단기술교류소’, 강계의학대학 ‘첨단기술제품개발 및 교류소’,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의학과학기술교류소’는 자기들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 생산하는 단위라 할 수 있다.


‘교류사'나 ‘교류소'라는 이름을 가진 단위/업체는 최근 북한 경제의 기술적 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들은 과학기술 연구성과나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많다. 아마도 북한 지도부는 이들 업체들을 앞세워 ‘과학기술을 통한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확고히 결심한 듯하다. 앞으로 새로운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시작된다면, 이전처럼 인도적 지원이나 개발협력 수준을 넘어 과학기술을 통한 교류사업을 북한에서 요구할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기술교류사' 혹은 ‘기술교류사'들을 새로운 시대의 교류협력의 거점이라는 인식을 갖고 눈여겨 볼만 하다.


[NKTech.net 에 중복 게재됨]


  • 참고자료

“생활의 길동무로 호평받는 첨단기술” 로동신문, 2017-10-23.

“[평양국제상품전람회 참관기②] 남북합작제품으로 가득 찬 전람회를 꿈꾸다” (2016-3-12 nktoday, 오마이뉴스)”

“(김책공대)미래과학기술교류사-소개 팜플릿" (www.naenara.com.kp)

“그려본다,더 좋을 우리의 래일을 !” 로동신문, 2016-05-26.

“주물품생산의 현대화실현에 적극 기여” 로동신문,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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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Tech브리핑] 예상치 못한 북한의 IT기술 -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개최 (2017.11.1)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대부분의 첨단 제품들은 IT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북한을 낡고 남루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로 그리는 사람들에게 북한의 IT기술 수준과 IT제품들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맥북과 같이 생긴 얇은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대형 LED TV 등을 만들어 팔고 있는 모습에 대부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인다.


사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컴퓨터를 생산했고 이를 생산이나 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61년에 이미 자체적으로 컴퓨터를 만들었고 곧바로 이를 생산에 도입할 방법을 논의했다. 2016년에 개최된 7차 당대회에서는 인민경제 변화의 목표로 '주체화, 과학화, 현대화'와 함께 ‘정보화'가 추가될 정도로 정보화에 대한 지향은 명확하다.


정보화를 통해 지식경제 시대로


사실 ‘정보화'를 목표로 제시한 것은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이었다. 고난의 행군을 마치면서 선군경제, 강성대국 건설 노선을 제시하한 김정일은 '정보화' ‘정보산업' ‘정보기술'을 앞세워 ‘지식경제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주장하였다. 정보기술의 발달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구상하던 김정일의 생각은 점점 발전하였고 범위가 넓어졌다.


초기에는 정보산업의 특성에 주목하면서 생산 현장의 정보화 수준에서 이야기하다가, 산업 전반, 나아가 시대 전체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정보산업이 주도하는 시대라는 의미의 ‘정보산업 시대'는 경제 전반이 과학기술, 즉 지식에 기반한 경제 시대로 발전하였다는 의미에서 ‘지식경제 시대(지식 기반 경제)'로 바뀌어갔다. 이런 시대 규정의 변화는 단순한 생산방식의 변화만 아니라 노동의 질적, 형태적 변화, 사회 구성의 변화, 나아가 가치 법칙이라는 근본 이론의 변화를 수반이었다.

지식경제 시대와 정보산업 시대는 ‘지식’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지식경제 시대가 정보산업 시대를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식경제의 기본이 정보산업을 포함한 지식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것 이외에도 ‘정보화와 정보고속도로’가 ‘과학연구와 기술개발, 무형자산 투입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 ‘고도 기술 산업과 봉사업을 기둥으로 하는 경제’와 함께 지식경제의 특징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2011년 말에 처음 등장한 김정일의 ‘새 세기 산업혁명론’을 풀어서 설명한 『로동신문』의 정론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경제활동의 모든 분야가 지능노동에 의거함으로써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차이가 없어진 지식산업 시대의 출현”이라고 설명하였다. CNC기술을 비롯한 각종 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 세기 산업혁명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모든 인민들은 련하기계 개발자들처럼 지식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인재가 될 것을 요구하였다.


또 다른 『로동신문』 사설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과 생산, 지식과 경제의 일체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여 경제를 지식의 힘으로 운영되고 발전하는 현대화된 지식산업으로, 사회주의 지식경제로 일신시키기 위한 경제 분야에서의 일대 변혁”으로 정의하면서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과학과 기술, 지식이 생산을 주도하는 구조와 경영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현 시기 산업혁명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중시와 함께 인재 중시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이후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라는 정책으로 구체화되었다.


2012년 신년공동사설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최첨단 돌파전으로 우리 식의 지식경제 강국을 일떠세우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이며 우리 당이 내세운 사회주의건설의 웅대한 전략적 노선”으로 규정하였다. 김정은도 2012년 4월 6일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였다. 나아가 이를 통해 ‘인민 생활 향상'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였다.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 2017’ 개최


보통 IT기술라고 하면, 컴퓨터, 정보통신, 게임 등을 위한 프로그래밍 등을 떠올리지만, 북한에서는 이것들을 포함하면서도 '생산 자동화' '무인화' 개념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 2015년까지는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2015년에 26차 였다)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던 IT기술 관련 전시/전람회가 2016년부터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로 바뀐 이유가 이런 지향의 차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3대혁명전시관에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 2017’이 개최되었다. 2016년부터 개최 차수를 쓰는 것보다 개최된 연도(주체가 아니라 서기)를 표기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이전 시기와 달리 연례행사로 확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 행사를 주최한 ‘국가정보화국'은 북한의 ‘정보화'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내각 부서인 듯한데 2016년에 처음 공개되었다. 아직 그 실체가 명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내부에서 프로그램 판매, 전자결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내나라전자상점'도 운영하고 있고, 그 산하에 ‘중앙정보화연구소’도 설치할 정도로 규모와 실력이 있는 조직인 듯하다. 구성원으로 파악된 사람은 처장 김일경, 책임부원 리성우 정도이다.  

‘만리마시대와 정보화열풍’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람회는 정보화, 정보산업, 교육정보화를 비롯한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참가단위는 240여개, 전시된 정보화성과들과 정보기술제품은 820여건이라고 한다. 전람회에서는 단순한 전시뿐만 아니라, 정보화실현과정에 해결한 과학기술적내용과 경제적효과성, 도입정형 등을 심사하고 정보화모범단위, 10대최우수정보기술기업, 10대최우수정보기술제품도 선정하였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에서 완성한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 (불야경 1.0)'이다. 이는 북한의 IT기술이 산업적 효과로 확대되고 있는 일면을 보여준다. 최근 북한의 전력난이 상당히 호전되고 있는 배경에는 발전소의 발전 능력 향상, 소비전력 감소, 송배전망 개선을 넘어 국가 단위에서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체계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라 추정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서 추정한 2016년 북한 전력/가스/수도 부분의 성장율이 22.3%가 될 수 있었던 기술적 근거이기도 하다.


[NKTech.net 에 중복 게재됨]



  • 참고문헌


“위대한 당의 령도아래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우리의 정보기술-제27차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장”, 로동신문, 2016년 11월 05일.


“고귀한 유훈 생명선으로 틀어쥐고-체신성 정보통신연구소”, 로동신문, 2016년 12월 11일.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개막” 로동신문, 2017년 9월 13일.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폐막” 로동신문, 2017년 9월 16일.

“만리마시대를 힘있게 추동하는 정보화의 열풍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을 돌아보고”, 로동신문, 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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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juri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간략 소개


북-미 사이의 전쟁 위기가 말폭탄으로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과학기술 관련 기사는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런 기사들이 소개되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안 보고, 나중에 갑자기 등장한 북한의 과학기술/경제 성장에 대해 실체 없다는 평가를 한다. 


2015년까지 북한은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를 개최하다가 2016년부터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로 이름을 바꾸고 세부적인 성격에 따라 나누어 행사를 진행했다. 이젠 몇회차라 하지 않고 이름 끝에 년도(-2017)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패북이 자동으로 걸어준 대표 이미지가 최근 북한의 전력난 개선을 상징하는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 소개 화면이다. 


나라 전체의 전력을 생산과 소비를 합리적으로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무기 말고 경제/과학기술 관련 기사를 좀 더 발굴하고, 의미를 분석하는 글을 나라도 많이 써야겠다. (기대하시라~~~)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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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시험 예측 틀린 것에 대한 자기반성


지금까지 북한의 핵시험 주기는 대략 3년이었다. 내 나름대로 짐작한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이 바뀌는 것도 대략 3년으로 주기가 같다. 그래서 2012년에 핵-경제 동시발전 전략이 나왔을 때,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6년 9월 5차 핵시험부터 주기가 바뀌었다. 3년 주기에서 8개월로. 
이 때부터 주기가 바뀐 것과 함께 핵시험 내용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분열탄과 융합탄을 개발하는 과정이었다면 5차핵시험에서는 핵운용체제를 개발하는 과정으로 봤다.

그래서 당분간은 핵시험이 없거나 하더라도 2018년 말 정도에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단 운용체계를 갖추었으니 더 돈을 쓸 필요가 없을 것같았고, 다양한 탄두를 개발했지만 좀 더 개발한다면 3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듯해서 이렇게 예측했다.

명확히, 내 예측은 틀렸다.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감안했다면, 
그리고 북한이 미국과 대결국면을 미사일만으로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못한 탓이었다.

미사일만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고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정책을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핵시험을 할 것이라 예상못했다.

여튼, 이번 핵시험은 단순한 주기가 바뀐 것을 넘어, 북한이 미국과 대결국면을 좀 더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는 것과 함께, 경제발전전략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게 한다.

북한에서 핵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외교를 넘어 경제발전전략이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될 듯한데....


Posted by wooj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