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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Tech.net 주간 브리핑

20170806-강호제-2016년 북한의 전기/가스/수도업의 성장률이 22.3%가 된 비밀

20170806-강호제-2016년 북한의 전기/가스/수도업의 성장률이 22.3%가 된 비밀

(NKTech브리핑에 2017년 8월에 게재한 글입니다.)


2017년 7월 22일 한국은행은 ‘2016년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를 발표하였다. 북한은 모든 정보를 안보와 직결되는 요소로 파악하여 UN 등과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통계 이외에는 극비로 처리한다. 그래서 북한 경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부족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2006년부터 매년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자료의 출처가 불분명한 것과 생산물의 금액적 가치를 남한의 물가/가격으로 계산했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분석한 결과 전체적인 변화를 추정하는 데에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전기/가스/수도업'의 2015년 대비 2016년 성장률이다. 2011년 이후 거의 1%대에 머물던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3.9%로 급증하였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인데, 산업 부문별 성장률에서 ‘전기/가스/수도업'의 성장률이 유일하게 2자리 수, 그것도 22.3%로 매우 높게 나온 것이 매우 특이하였지만 많이 주목받지 못하였다. 북한의 수출 비중이 제일 큰 광업 부문의 성장률이 두 번째로 높은 8.4%인데 전기/가스/수도업의 그것이 거의 3배가 되었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지점이다.

국가 전체의 부문별 성장률이라고 하는 거시지표의 변화는 분명 기술혁신을 비롯한 산업 환경의 변화에 뒤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처럼 산업 시스템이 급격히 붕괴되었다가 재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환경에서 부문별 기술 요소의 변화는 수치로 나타나는 성장률 변화 이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장률 변화의 추이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전기 부문의 기술혁신, 산업환경의 변화를 추적해보더라도 한국은행의 추정치가 나름 설득력 있다고 인정할만하다.

인공위성에서 한반도를 찍은 영상에서 거의 대부분의 도시가 환하게 빛나는 남쪽에 비해, 북한의 대부분의 지역이 어둡게 나타나는 영상은 북한 전력난 나아가 경제난을 상징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북한은 전력난을 이겨내겠다는 의지와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에 개최된 ‘7차 당대회'에서 전력난을 이겨내기 위한 목표를 ‘국가적인 통합전력관리체계' 구성과 송전계통의 ‘유연교류송전계통'을 바꾸는 것으로 제시했는데 ‘2017년 신년사'에서도 이는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될 때에는 그 이면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있을 때가 많았다. 역시 2016년 11월 초에 개최된 ‘전국 정보기술 성과 전시회'에서 전력공업성이 ‘국가적인 통합전력관리체계’ 구성과 관련한 성과를 공개했고,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이를 구성하는 각종 설비와 프로그램을 첨단수준에서 국산화하였다고 공개하였다.

북한의 사업 추진방식은 하나의 단위를 선정하여 계획을 실현하는 ‘모범/본보기’를 만든 후 전국적으로 일반화하는 방식이다. ‘통합전력관리체계'도 역시 국가적 단위로 격상되기 전, 지역 혹은 기업소 등과 같은 개별 단위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는 아마도 ‘도 차원의 ‘통합전력관리체계'를 함경남도에서 완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함경남도에서 ‘모범/본보기' 사례를 만들었던 것이다.

‘함경남도 송배전부’가 통합전력관리체계를 완성한 경험을 공개한 로동신문 기사를 보면 이를 위한 준비를 3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의 경제계획이 2012년 경에 이전과 다른 특징을 띠기 시작하는 것과 연계된다고 볼 수 있다. 함경남도 송배전부의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에는 송전선계통을 정비보강하는 것만 신경썼다. 대략 30기의 철탑과 전선 6만 5천m, 현수애자 1만 2천여개와 많은 금구류들을 교체하면서 송전계통을 완전히 정비한후, 전력관리체계 전반을 정비, 보강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통합전력관리체계의 시, 군별부하관리체계, 교차생산조직지원체계, 전력계통실시간분석체계, 전력계통보호값제정지원체계, 웨브전력지리정보체계”와 같은 부분별체계들를 만들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고 설비와 장치도 만들어 나갔다. 결국 그들을 “시, 군들은 물론 도안의 모든 단위의 전력소비정형을 자동적으로 감시조종하면서 합리적인 부하분배를 실현하여 전반적인 전력계통을 유지할수 있는 첨단급의 전력관리체계”를 완성하였고 “도시전력망을 현대화하여 많은 전기를 절약할뿐아니라 교차생산조직의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함경남도가 도 차원에서 모범/본보기를 만들었음을 인정한 북한 정부는 다음 단계로 평안남도에 통합전력관리체계를 도입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런데 2017년 5월에는 그 속도가 갑자기 빨라져서 ‘국가' 차원의 ‘통합전력관리체계'를 완성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16년 당대회에서 제시한 목표를 1년만에 달성한 셈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것만으로 부하조정에 의해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에서 10만kw 이상의 전력을 더 생산하고 송전 및 배전선로에서 전력손실이 근 20만kw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2016년 전기/가스/수도업의 급격한 성장률 달성의 배경에는 전력 부문처럼 개별 시스템의 기술혁신과 함께 전체 산업 환경이 통합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체계로 전환된 것이 있다.


  • 참고자료

"한국은행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결과" (2017. 7. 22)

“위대한 당의 령도아래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우리의 정보기술-제27차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장”, 로동신문 (2016. 11. 5).

“고귀한 유훈 생명선으로 틀어쥐고-체신성 정보통신연구소”, 로동신문 (2016. 12. 11)

“<애국의 마음안고 전기절약사업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자> 통합전력관리체계를 구축한 보람”, 로동신문 (2016. 11. 30)

조선의 오늘 (2017.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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