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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과학기술로 북한 읽기

2017년 7월 4일 북한이 ICBM시험발사 이후, 정세 변화

2017년 7월 4일 북한이 ICBM시험발사한 한 것이 중요한 변화일까?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 발전이 미국에게 큰 위협이 되고, ICBM을 갖게 되는 순간 미국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들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 갖힌 것 판단같다.

미국은 핵무기 공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테니,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갖게 되면 미국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는 프레임 말이다.

왜 미국은
핵무기 공격을 받는 게 아니라, 받을 수도 있다는 것만 가지고
협상에 임해야 하는걸까?
아니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전략을 바꿔야하는 걸까?
그냥 둬도 괜찮으면 그냥 둘 수도 있을텐데...

핵을 가진 북한에 대해 미국이 지금까지 움직이지 않은 이유가,
아직 미국 본토가 공격받을 수준은 아니라고들 했는데
이것도
모순이 많은 이야기이다.

핵무기는 다른 나라에 대해 쓸 수 없는 무기이다.
다른 나라에 쓰는 순간, 자신도 당할 것이고 나아가 지구가 두동강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쓸 수 없는 무기이다.
이를 전략무기라고 하는데,
공격과 방어 측면에서 보면, 극강의 공격력 때문에 순전히 방어용으로만 실전에 쓰일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이 ICBM과 핵탄두를 갖게되더라도 별로 변화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북한은 선제공격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자신들만 도발(?)하지 않으면
북한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테니,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전할꺼라 생각할 수도 있다.

결국,
2008년 핵불능화 2단계에서 갑자기 방향 전환한 까닭이
북한이 핵을 가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면
2017년 ICBM을 가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그냥 둘 것같다.

이미 2008년에 핵가진 북한을 '그냥 둔다'고 결정했다면
ICBM을 가진다하더라도 변할 여지는 별로 없을 듯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남한의 대북/통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ICBM과 핵을 가진 북한을 '인정' 혹은 '용인'하는 상황에서
왜 남한 정부가 북한의 핵, ICBM을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울까?
아니, 남북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왜 연계시킬까?
미국도 그냥 두는데...

만일 이런 생각을 북한 정부에서도 했다면,
이제 ICBM이나 핵이 아니라 다른 판세를 만들려고 할 듯하다.
북한 입장에서 핵과 미사일은 '방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니
우선 만들어 놓고 보는 건데
이제는 방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으니
완전히 다른 판으로 바꾸려고 할 듯하다.
핵/미사일 공방이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다른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