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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2) 과학기술로 북한읽기 3

해저시추탐사선 제작. 석유탐사를 위한 준비일 듯...

해저시추탐사선 제작. 석유탐사를 위한 준비일 듯...

 

북한 지역에 석유 매장량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이야기가 된 듯하다.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석유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여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원유를 비롯한 중요자원들을 적극 개발하여야 합니다.” (2016, 7차당대회) 

 

2016년 당시, 중국의 석유탐사시추선이 대련항을 출발하여 서해 EEZ 안에 정박해있다는 기사가 있어 북한과 중국 사이에 해저 석유 개발에 대한 동의가 있어 사업이 진척되는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오늘자 로동신문에는 령남배무이공장 관련 기사에서 지난날 "해저시추탐사선"을 제작하였다는 언급이 있었다. 최근의 일을 소개한 것이다. 지금까지 로동신문 등 신문이나 저널 등에서는 "해저시추탐사선"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 (물론 이것이 "석유" 탐사를 위한 것이라고는 되어 있지 않지만...) 

 

오늘날 령남배수리공장은 우리 나라 선박건조 및 수리분야에서 견인기가 되여 내달리며 국가에 실지로 보탬을 주는 공장, 자력갱생본보기공장으로 이름떨치고있다.

당에서 금산포젓갈가공공장에 필요한 고기배를 무으라고 하면 단번에 《단풍》호계렬의 현대적인 만능어선 5척을, 한번 본적도 없는 해저시추탐사선과 원형수지뽀트를 무으라면 즉시에 달라붙어 짧은 기간에 손색없이 무어낸 공장이다.  (20191101 로동신문)

(요즘 로동신문 등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곧잘 소개되던데, 이 내용을 언급한 기사는 없네. 그렇다면 내가 '특종(?) 한건가? 쉽네 특종! ㅎㅎ)

 

만일 이 배가 '석유' 탐사를 위한 것이라면, 지금쯤이면 시추해보았을 것이고, 뭔가 결과가 나왔을 듯한데...

 

석유시추선 등을 남쪽에서 만들과 북측과 함께 개발하는 것을 꿈꾼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아쉽게 되었다. 

북측은 남측과 함께 움직일 생각을 거의 접은 듯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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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에 쓴 석유탐사 관련 글을 함께 첨부합니다.)

7차 당대회에서 밝힌 '원유 개발' 선언




“원유를 비롯한 중요자원들을 적극 개발하여야 합니다.”

 

지난 5월에 개최된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총화보고에서 한 발언이다. 연료, 원료, 에너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잠깐 언급한 것이라 그런지, 대부분 이 부분을 의미있게 보지 않고 지나갔다. 그런데 이것과 이어진 정책의 집행이 5월 말에 곧바로 이루어졌음을 가리키는 뉴스가 2016년 11월 초 미국 언론을 통해 나왔다. 

NKnews라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에 따르면 5월 22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소유의 석유 시추 장비(중요우하이(中油海) 17호)가 대련항을 출발하여 북한의 서해 EEZ 안에서 11월까지 정박해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는 없지만, 당연히 석유 시추 장비가 그곳에서 대략 6개월동안 시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북한의 서해안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느냐는 것과 이렇게 석유 시추 및 개발은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왜 지금 시점에 중국이 북한 영내에서 석유 시추 작업을 하는가이다. 

우선 첫번째 질문인 북한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느냐에 대한 것부터 알아보면,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여러 나라의 석유개발 회사가 탐사, 시추한 결과 개발 가능한 석유 원전이 북한 전역에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비교적 얕은 바다인 서해는 물론, 동해에도 원전이 있고, 내륙에도 규모는 작지만 남포, 안주 등지와 나선지구에도 원전이 분포한다고 한다. 정주영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이면에 북한 원유 개발에 참가하고 싶은 계획이 있었다고도 한다. 현재 나선지역 석유 탐사권을 가지고 있는 몽고의 기업 지분의 과반을 미국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다는 점에 미국에서도 북한의 원유 존재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중국 시추선이 정박하고 있는 곳이 1960년대 시추하여 원유를 길어올린 곳 바로 옆이라는 것은 원유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곳에서 첫 작업을 시작한 것을 뜻한다.
원유가 개발된다면, 북한 경제는 막힌 고리가 한꺼번에 풀리게 된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인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고, 원유를 가공하여 가종 부산물을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현재 북한은 석유보다 석탄을 중심에 둔 화학공업 체계만 발달해있고 석유화학공업은 제한적으로 개발된 상태이다. 원료 자립의 문제때문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는 석유화학공업 시스템이 석탄화학공업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발전해있다. 석유가 생산되기 시작한다면 북한 화학공업체계가 더욱 효육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석유를 생산하여 수출할 수 있게 된다면 대외교역을 넘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는 북한 산업 전반에서 설비 업그레이드와 산업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지금 시점에서 석유(원유)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핵무기 개발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통해 전쟁 방지 효과가 생겨 방어적, 소극적 자세를 벗고 적극적인 개발자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3년 핵-경제 병진노선 선언 이후, 2016년 핵무력에 대한 ‘유일적 영군체계’ 확립이 이런 자세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원유 시추, 채굴, 재처리 등과 관련한 기술을 북한이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 좋은 협력 대상은 남한 아니면 중국, 러시아이다. 그런데 남한과 협력사업을 논할 상태는 아니고 게다가 시추 장소가 중국의 국경과 맞닿은 서해이므로 서해 원유 개발사업은 중국과 협력하여 진행하는 듯하다. 만일 남북 사이가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다면, 남한이 보유한 원유개발 기술과 자본, 인력이 북한 서해 원유 개발사업에 참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태라 아쉬움이 많다. 서해 원유개발 사업은 침체된 부산, 울산, 경남 등의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킬 수도 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