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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2) 과학기술로 북한읽기 3

2020.10.10 열병식을 보고...

1.

열병식 연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체 인민이 무병무탈해주신데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라는 말이었다. 올해뿐만 아니라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비롯 지난 세월의 무게까지 느껴지는 말이었다. 

 

힘든 세월을 겨우겨우 넘겼다는 안도의 인사말이었다. 

 

이 끝맺음말은 첫머리에 했던, 

 

"오늘의 이 영광의 순간을 안아오고 지키기 위해 올해에 들어와 얼마나 많은분들이 혹독한 환경을 인내하며 분투해왔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도전들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습니까.

 

특히 올해에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복구전선에서 우리 인민군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없이는 대할수 없는것입니다."

 

라는 말과 연결된다. 

그리고 지난 2018년 9월 문대통도 평양 시민들 앞에서 비슷한 말을 했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이때 이 말을 하면서 가졌던 마음을 다시 되살리면 남북이 만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생길 듯하다. 

 

2.

북극성-4ㅅ

역시 개발 단계에 있는 북극성은 3형을 넘어 4형까지 개발되어 공개되었다. 

그런데 북극성의 '성'자와 글자꼴이 완벽히 같은 4 다음의 ㅅ을 'A'로 쓴 기사가 많더만...
북한의 일련번호에서 한글자모가 아니라 알파벳을 쓰는 경우가 있었나?

 

3. 화성-15형 다음 모델, 우선은 화성-11축 미사일. (9축 -> 11축), 어떤 변화?

 

화성-11축 형은 정부나 일반인이나 이번에 처음 봤고 가진 정보다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눈으로 관찰하고 추론해봐도 정부측 전문가의 분석과 크게 차이나지 않을 듯하다. 

 

폭과 길이가 커졌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동차량의 축수의 증가이다. 

축수가 커진 건, 그만큼 질량이 커졌다는 건데, 

같은 엔진, 모델이라면 이는 거의 연료량의 증가를 뜻한다. 그리고 연료량의 증가란 사거리의 증가를 뜻한다. 

화성14형에서 15형으로 바뀌면서 축의 수가 8개에서 9개로 늘었다. 그로 인해 사거리 추정치가 1만km에서 1만3천km로 바뀌었다. (이것도 추정치라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증가한 축수는 엔진이나 모델이 바뀌었을 수도 있으므로 단순히 사거리 증가만 뜻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이미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는데 사거리를 더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질량이 증가한 이유는 엔진의 변화와 연결될 수도 있고, 탄두의 수/질량의 증가일 수도 있다. 

탄두의 수/질량의 증가란 '다탄두'를 뜻하고, 한번의 미사일로 여러 곳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건데, 
이것도 14형, 15형에서 이미 도달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10형, 12형의 탄두 모양과 달리 14형은 첨두가 뭉뚱해졌고 이는 다탄두 장착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니까.

물론, 탄두 수를 더 늘리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나 더 가능한 것은

미사일의 비행 시간을 단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즉 새로운 엔진, 더 많은 연료 등을 사용하여 
15형보다 더 빨리 목표점에 도달하도록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의 ICBM, 미니트맨3는 비행시간이 30분 정도라고 한다. 

같은 조건은 아니지만 화성 15형은 고각발사로 했을 때 40분 가량 비행했다고 한다. 
같은 사거리 즉 성능을 가졌다고 가정하면 더 오랜 시간 비행해야 한다는 건 느리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이야기이고, 격추 가능성이 높아지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번 화성-11축 미사일은 사거리 증가, 탄수 증가 혹은 비행시간 단축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4. 화성-11축 미사일, 발사대

 

화성 미사일들을 봤을 때, 놀라운 것 중 하나가, 발사대였다. 

이 육중한 미사일을 아주 작은 발사대만으로 떠받치는 것을 넘어, 발사하는 순간의 진동을 모두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는게 놀라웠다. 

이번에 딱 한 장면, 발사대가 보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예상외로 간단하다. 

4지점에서 높낮이를 조절하여 발사대를 지탱하고 그 위에 3개의 판이 높여 있고, 그 위에 미사일이 올려지는 구조이다. 

발사하는 순간 운반체가 떠날지, 그대로 붙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간단하고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