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뿐일까?

: 북한 미사일 분석에서 빠진 ‘과학적 사고'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체/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실패했다고 공개한 것은 단 1건이다. 2012년 4월에 발사했던 광명성 3호가 발사 직후 100여초 만에 공중에서 폭파되었다. 혹자는 일부러 공중 폭파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로동신문에 오류를 찾아 고쳤다는 이야기가 한 달 뒤에 나왔으니 실패한 건 맞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당시의 평가가 가관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언론, 전문가들이 북한 인공위성 발사 전체가 실패한 것인양 이야기했고, 심지어 개발을 책임진 사람들이 모두 벌을 받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 누구도 이를 ‘과학'의 이름으로 사고하지 않았다.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던 사람들은 ‘북한'적 현상에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사실, 인공위성 발사 시험과 같은 ‘빅 사이언스(Big Science)’에서 실패는 너무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북한처럼 실패한 흔적이 별로 안 나오는 경우가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공위성 발사체는 1개만 만들지 않고 최소 2개, 복수로 제작된다. 그래야 발사하다가 실패하면 남은 것을 통해 잘못을 수정하고 최종 완성단계로 진화시킨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도 그랬다.

당시 필자는 이런 일반적인 과학 상식에 기초하여 북한 광명성 3호는 10개월 안에 재발사된다는 글을 써서 나름 언론에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광명성 3호는 다시 발사된다 (프레시안, 2012.4.17)) 게다가 필자의 글을 읽은 ‘과학자' 선배가 20여년 만에 연락하여 나로호도 3개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반성의 말을 전했다. 인공위성 발사체를 연구하는 자신들이 너무 안일하게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과학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문 과학자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사고, 합리적 사고를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는 못할지라도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있다. ‘북한'적 현상들도 일상적 사고, 혹은 합리적 추론을 통해 분석한다면 새로운 면이 보일 거라 장담한다.


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 뿐일까?


북한의 주장을 신뢰하는 사람이나 불신하는 사람이나 똑같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일 것이라는 막연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팀이 한번 쏘고 그것을 개량, 발전시켜 그 다음 것을 쏜다는 인식이다. 즉 공개된 모든 미사일이 하나의 개발 프로그램 상에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니 “75일만에 이 정도로 발전시키다니 놀랍다”라는 평가나 “75일 밖에 개발 시간이 없었으니 미숙한 기술”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혹은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기술발전할 수 있는 경우는 없으니 외국에서 도입한 것이거나 베낀 것이라고 폄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1번부터 10번까지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할 때, 개발팀이 ‘하나’라면 1번 다음에 2번, 2번 다음에 3번, 하는 식으로 하나씩 시험/개발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발팀이 ‘4팀’이라면? 그렇다면 A팀은 1번, 5번, 9번 미사일을 담당하고 B팀은 2번, 6번, 10번 미사일을 담당하는 식이 될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1번~10번 미사일이 순차적으로 개발 및 시험 발사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A-1, B-1,C-1, D-1, A-2,B-2,C-2, D-2와 같은 서로 다른 4개 계열의 미사일이 시험 발사된 것이다. 물론 서로 다른 4개의 개발팀은 각자가 개발한 기술과 시험 결과는 공유할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미사일을 만들어, 시험 발사한다고 보면, 75일만에 기술진보를 이루었다는 평가는 너무 후한 것이고, 75일밖에 안 되니 제대로 된 기술개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너무 박한 것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주체가 군수공업부도 있고 국방과학원도 있는 등 적어도 2개의 집단이 시험발사를 담당한 것도 이런 추론이 합당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또한 북한의 과학기술 개발 역사를 보면, 같은 연구 주제를 최소 2개 이상, 보통 5개 가량 복수로 두는 경우가 많이 등장한다. 당연히 하나만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으니,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 별개의 여러 조직들에게 같은 목표를 동시에 주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나라, 기업에서 쓰는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북한도 이런 생각을 하는게 ‘당연'하다.

라남의 열풍이라는 소설에서 첨담 기계 개발 프로젝트를 5개의 서로 다른 단위에게 맡기는 장면이 나온다. 4개는 외국에서 기술을 이전해 오는 방법을 썼고 1개만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썼는데 결국 자체 개발한 팀만 성공했다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태블릿, 일체형 컴퓨터 등 최신 IT를 만드는 기업도 1개만 있는게 아니다. 여러 기업이 서로 경쟁하듯 IT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미사일도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만들어졌을 것이라 간주해야 합당하다. 근데 몇 개일까? 지금까지 공개된 미사일들의 사양과 특징을 한꺼번에 나열해놓고 비교, 분석하면 찾을 수 있을 거라 본다.


공개된 미사일이 북한이 보유한 최첨단 수준일까?


김정은 체제에 접어들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예전보다 더욱 잦아졌고 더욱 수준 높은 무기들이 공개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것이라 다들 공개된 미사일들이 북한의 최첨단일 것이라 짐작, 아니 예단한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아직 미개발 상태, 수준 이하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2015년 이후 공개된 미사일들은 절대 불가능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공개된 것이 거짓이거나 조작이 섞인 것이라 추측했고, 이런 추측이 빗나가자 그냥 북한이 공개한 것이 ‘안간힘을 쓴’ 최첨단이라고 평가하였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는 합리성을 가장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게 배수진을 친, 마지못한 평가인 셈이다.

그런데 어떤 나라가 자국의 국방기술, 무기 체계를 모두 공개할까? 시합을 앞 둔 운동 선수가 시합 직전 연습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있나? 수능을 앞 둔 수험생이 연습문제 풀이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는게 맞나? 아니다.

최고 수준의 70~80% 수준에서 공개하고, 연습 경기를, 모의고사를 치를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수준도 이 정도에서 파악해야 한다. 열병식 때 등장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이 많은 이유, 처음 공개된 것을 북한 사람들이 구식이라고 한 이유는 대부분 이런 이유로 설명이 된다. 공개된 것이 아무리 놀라운 수준이라 하더라도 최첨단은 아니다.

게다가 정말로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것이라면 이 정도로 실패 확률이 낮을 수는 없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모두 맞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개되지 않은 경우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그들의 주장일 뿐이니 아직 확실한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이런 식의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가짜 탄두'를 썼다거나 너무 짧은 시간에 개발하느라 기술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은 쉽게 할 수 없다. 미국 등의 ‘도발'이 심하니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이름만 15형으로 지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은 그냥 소설일 뿐이다.


화성 15형, 미국의 카드를 빼앗았다.


북한의 화성-15형도 북한 미사일 기술의 최첨단이 아니고, 75일 전에 시험한 미사일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준비해두었던 것이라고 봐야 한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하지만 시험발사 성공 확률이 높은 미사일이 더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 ‘과학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선언대로, 공개된 미사일 수준들만으로도 북한의 핵탄두는 뉴욕 앞바다에서 폭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불명확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의 카드가 줄었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은 북한을 상대로 하는게 아니라 ‘미국의 대내용 카드’라고 해석하는 게 더 합당하다. 북한의 무기 수준이 이런 군사 훈련으로 막을 수 없게 되었으니.

보이는 것만 믿는 편협한 수준이나 보이지 않는 것을 무턱대고 믿는 황당한 수준도 ‘합리적'인 사고는 아니다. 북한의 고유함을 인정해주려다 북한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너무 부각되면 ‘과학'적 사고에서 멀어지게 될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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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최성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소장, 45세)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6명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이에 따라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 6명이 2016년 3월에 발표되었다.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소장 최성은 박찬영에 이어 2번째로 거명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이다. 박찬영이 김일성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면 최성은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 기술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원래 ‘분산형 컴퓨터 조종 체계(분산형 조종 체계 Distributed Control System: DCS)’ ‘미래 102’를 개발한 연구자이다. 이번에 최고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된 이유는 ‘미래 102’를 활용하여 평양메기공장에 ‘통합생산체계'를 만들어 시스템의 안정은 물론 생산량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향메기공장은 ‘김정일의 유훈' 공장이라면서 김정은이 정상화에 공을 들인 곳이기 때문에 성과를 더욱 높게 평가받있다. 병에도 강하고 성장속도도 빠른 메기를 양식하자는 김정일의 제안에 의해 2002년 만든 평양메기공장은 양식업을 공업화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2014년 김정은은 이곳을 현지지도하면서 성과가 미흡한 것을 지적했고 급기야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의 1인자인 최성 연구팀이 2015년 투입된 것이다.


분산형 조종체계 ‘미래 102’ : 생산현장의 자동화, 무인화 체계


최성의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원래 ‘공업정보연구중심'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에 세워진 것이었다. 당연히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후 ‘공업정보연구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15년 즈음에 ‘정보과학기술연구소'로 바뀐 듯하다. 이 연구중심/연구소는 생산현장의 자동화, 현대화를 활동 목표로 삼은 듯한데,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무인화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였다.

2007년 설립 직후부터 연구소는 대동강타일공장과 만수대창작사의 현대화, 자동화 사업에 참가했고, 2012년에는 순천화학련합기업소, 강계포도술공장의 자동화, 무인화를 성공시켰다. 생산현장에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클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실행한 과학자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약 10여명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한 최고의 과학기술상인 ‘2.16 과학기술상'을 수상하였다.

‘미래 102’는 이들이 다양한 생산현장의 경험을 일반화,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만든 분산형조종체계인데 2014년 말 즈음에 완성된 듯하다. 이전에는 매번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지만 미래 102가 완성된 다음에는 현장 상황에 대한 분석자료만 있다면 쉽게 통합생산체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연구소 주장에 의하면 7년 걸릴 작업을 불과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즉 시간 단축 효과는 1/40 가량이다. 비용도 외국에서 수입할 때에 비해 1/3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래 102호를 완성한 후 담당 과학자, 기술자들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살림집을 받았고 ‘연풍과학자휴양소'에 다녀오기도 했다.

분산형조종체계의 장점은 고성능 설비가 아니더라도 복잡하고 규모가 큰 제어와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슈퍼컴퓨터는 설비 자체가 고속 연산을 할 수 있지만, 분산형/병령형 시스템을 잘 구성하면 일반 PC를 가지고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구성하는 일반 PC들의 성능에 맞게 할 일을 쪼개어 나누어 준 후, 결과치를 합치는 시스템을 구성하면 된다. 미래 102호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복잡하고 규모가 큰 생산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2015년 평양메기공장의 경우 19개 공정의 통합조종체계와 전력관리, 품질관리를 포함한 9개 부문에 대한 생산관리체계, 공장경영업무체계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CNC가 ICT기술을 활용하여 기계제작 설비를 자동화하는 것이라면 분산형 조종 체계인 미래 102는 생산공정 전체를 자동화, 무인화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 활동을 보면 북한 경제발전 전략의 특이점도 관찰된다.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생산현장 전반의 상향평준화를 지향하는데 미래 102는 이런 흐름을 가속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때 다양한 생산현장에 고급 기술들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본보기공장에서 도입 성공한 체계를 표준화, 일반화하여 다른 곳에 도입할 때 ‘이익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사회에서 흔히 보이는 기관 사이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북한 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기술을 평가할 때, 단순한 기술이 산업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없거나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최성 연구팀의 활동을 보면 이런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 기술을 더욱 발전시킴과 동시에 확산시킨 결과 산업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최성의 정보과학기술연구소는 10년가량 걸릴 수도 있는 15종의 공업용 첨단정보기술제품 개발과제를 10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앞당겨 수행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축하문까지 받았다. 북한 경제의 변화를 선도하는 집단의 수장이라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로 선정되었다.



  • “만리마시대의 참된 보건일군들의 정신세계와 투쟁기풍을 적극 따라배우자” (2017년 4월 3일)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첨단돌파전의 불길높이 충정의 200일전투에서 눈부신 성과를 창조하고있는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과 일군들에게 보내는 축하문전달모임 진행” 로동신문 (2016년 9월 16일)

  •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결사관철하는 투쟁에서 발휘된 훌륭한 모범” 로동신문 (2016년 9월 21일)

  • “2015년 최우수과학자,기술자” 로동신문 (2016년 3월 13일)



[ NKTech.net 에 중복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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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북한에서는 이렇게 한다 

    : 동평양화력발전소, 국가과학원 동력기계연구소, 분사 물펌프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기술혁신’이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가에 대한 이론은 크게 2가지가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게 보장하면 자연스럽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나이고,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자와 노동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트랜지스터와 나일론의 발명이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나는 혁신은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기술혁신 스타일은 ‘현장 지향성'


북한의 경우 생산활동이 직접 진행되고 있는 생산현장에서,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에게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면서 기술혁신을 일으킨다는, ‘현장 지향성' 기술혁신을 추구한다. 즉 생산현장 중심으로 과학기술자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이처럼 생산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기에 연료, 원료, 기술, 인력 등의 자립을 추구하는 성향, 즉 자립성이 강해졌다.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전략을 수행하는 데 ‘선차과제이자 핵심고리’로 규정된 전력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동평양화력발전소에서 거둔 기술혁신 사례는 ‘현장 지향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북한식 스타일이 잘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술혁신이란 새로운 이론의 발견이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공정이나 설비를 약간만 고치는 수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전 시기 생산활동에 비해 생산능률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


2016년 11월 로동신문에 소개된 동평양화력발전소의 기술혁신 사례는 북한식 기술혁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기보다 자체의 힘으로 기술혁신을 해보려고 노력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과학원의 뛰어난 과학기술자들에게 기술지원을 받아 단기간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즉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설비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의 불합리성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자들이 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에 성공했다는 사례이다.

처음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여 고치려고 노력한 것은 증기터빈을 가동할 때 사용하는 냉각수를 재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지하 3m 깊이의 탱크에 모이는 냉각수를 지상 20m 높이 에 있는 탈기기로 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설치한 원심펌프가 지하의 습기로 인해 자주 고장나는 전동기 문제로 제대로 가동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냉각수는 화학직장에서 많은 시약과 노력을 들여 화학처리하여 만든 탈염수이므로 이를 재활용하지 못하면 전력생산 비용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들은 ‘원심펌프’를 사용하는 대신 다른 방식의 펌프 즉 ‘분사펌프’를 사용하고 싶어 했다. 구조도 간단할 뿐만 아니라 전동기를 사용하지 않고 터빈에서 나오는 물이 갖고 있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기 절약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장노동자들이나 현장의 과학기술자들만으로는 과학기술 이론의 깊이가 부족하였다는 것이다.

이때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과학원 동력기계연구소’ 소속 과학기술자들이 현장을 찾아 부족한 과학기술적 지원을 해주어 분사펌프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나 설비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현장 로동자들의 착상을 과학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연구사업을 심화시켜 나갔다.

현장에 파견된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사펌프의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다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밝혀냈다. 그리고 최대한 추가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알맞은 물의 온도를 찾아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방법도 현장 노동자들이 검토한 것이긴 했지만 새로운 동력원으로 사용할 물을 돌려쓴다면 탈기기의 수위가 낮아져 전반적인 공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추측하고 적극 추진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반면 국가과학원의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작동가능한 범위와 수치 등을 구해낼 수 있었다. 결국 현장 상황에 가장 알맞은 형태의 분사펌프가 제작되어 냉각수 재활용문제 해결은 물론 에너지 절감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동평양화학발전소에서 짧은 시간 안에 기술혁신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현장 노동자와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생산 현장에서 긴밀하게 협력하였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현장 노동자들의 아이디어를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비롯한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 참고 자료

“<에네르기보장을 경제장성에 확고히 앞세우기 위한 과학기술적대책을 철저히 세우자> 과학의 힘으로 담보한 전력증산방도”, 로동신문, 2016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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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기술자 인물 열전 - 박찬영 편 : ’2015년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1호 수상자 (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 80세)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한 북한은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국방과학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여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제발전전략을 구성하였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2003년 10월 1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담화를 정리한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로 구체화되었다. 2003년 10월 29일에 개최된 ‘전국 과학자, 기술자 대회'는 이러한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할 과학자, 기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였다.


2.16 과학기술상, 최고 과학자 기술자 선정

이 당시 제정된 ‘2.16 과학기술상'은 과학기술 부문 최고의 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특출한 기여를 한 대상과제들과 개별적인 과학자,기술자들에게 수여”하도록 제정되었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부문에서 연구된 새로운 발명, 발견 및 과학연구성과 가운데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된 과학연구성과, 국보적가치가 있는 과학기술도서, 사전 및 프로그람 등에 수여”하기 위한 상이었는데, 이는 개인 뿐만 아니라 ‘과제'를 특정하여 상을 주기로 계획되었다. 그리고 상을 줄 때에는  증서나 메달과 함께 상금(상품)을 주어 물질적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김정일의 “당의 과학기술중시로선을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발표 10주년이 되던 2013년 11월 13일에 개최된 ‘과학자, 기술자 대회'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담은, “과학기술발전에서 전환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가 발표되었다. 김정일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김정은의 제안이었다.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제도는 이 당시 마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2.16 과학기술상을 받은 대상 중에서 최우수 과학자, 기술자 6명만 엄선하여 좀 더 지원하자는 제안이었다.


김일성 시대의 현장 과학자 박찬영

처음으로 선정된 ‘2015년 최고 과학자, 기술자'는 2016년 3월에 처음 선정되었다. 박찬영(전력공업성 중앙전력설계연구소 심사원)은 6명 중에서 첫번째로 소개되었다. 그가 기여한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특출한 과학기술성과”는 백두산영청청년 1호, 2호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5심원 2중곡률 아치언제 설계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대상과제의 총설계를 수행한 것이다.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두는 댐(아치)에는 ‘중력댐 방식’과 ‘아치댐 방식’이 있다. 댐의 무게만으로 수압을 이겨내는 것을 ‘중력댐이라고 하고 댐의 모양을 아치로 만들어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을 ‘아치댐’라고 한다. 박찬영이 도입한 것은 아치댐, 그것도 휘어진 정도(곡률)가 서로 다른 아치(2중곡률)를 5개(5심)로 구성한 상당히 복잡한 형태의 댐이었다. 이로 인해 콩크리트 양은 34만 세제곱, 굴착한 양인 24만 세제곱이나 줄였다고 한다. 즉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여 막대한 자재와 노동력을 아끼면서도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했고 무엇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아치댐은 좁은 협곡에 주로 건설되고 양쪽에 튼튼한 암반이 있을 때 도입된다. 그런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경우 좌우 폭이 굉장히 넓다. 박찬영은 중간에 개의 인공기둥을 추가로 건설하여 폭이 넓은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박찬영이 1호 수상자로 지명된 것은 중요한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것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었다. 2016년에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처음에는 백두산선군쳥년발전소였다고 한다.)는 김정일의 유훈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이 성과를 기념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북한의 문화이며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 경제의 가장 약한 부분이 ‘전력' 문제이므로 발전소 건설은 북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에 포상에서도 우선 순위에 높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율 추정치에서 ‘전력’ 부문이 22.3%로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박찬영은 1950년대 초에 현장에 배치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현장 과학자’이므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자 우대 정책, 현장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대상이었다. 1950년대 김일성은 과학자, 기술자들의 현장 지원활동을 강조하면서 그냥 수학문제 잘 푸는 수학자보다 댐의 구조를 잘 설계하여 자재를 아끼면서도 더 튼튼한 댐을 건설할 수 있게 해주는 수학자가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했는데 박찬영이 바로 그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박찬영은 이미 공훈설계자,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상태에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사업에 참가했고 백두산영웅청년 1호, 2호 발전소 완공을 기념하여 포상을 할 때 7000여명 중 유일하게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발전소 완공에 설계, 기술적 문제가 가장 컸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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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juri

20171106 - 식량난 해결의 기본 조건 : 물부족 문제 해결


(협)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북한은 산간지역이 많아 농지가 매우 부족한 나라이다. 따라서 북한의 농업은 집약식이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형태로 발전했다. 높은 곳에 농경지를 만들어 전기로 물을 퍼올려야 했고, 비료와 농약 등 화학약품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았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며칠 만에 1년 강수량(대략 800~1000mm)의 60~70%에 달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거의 대부분의 농경지가 망가졌다. 이때부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졌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종료를 선언했지만 극심한 어려움만 극복했지 식량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농지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연식 물길' 공사였다.

수해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게 함은 물론, 전기를 쓰지 않고도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수로를 정비한 것이다. 별도의 에너지를 쓰지 않더라도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자연식 물길'을 새로 개척한 것이다. 이런 대규모 토목 작업은 한꺼번에 할 수 없어서, 2~3년을 단위로 지역별 공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공사에 필요한 노동력은 군대에서 주로 동원하였는데, 부대별로 지역을 나누어 맡는 방식이었다. 또한 부대별로는 자연식 물길 작업에 투입되는 전담 단위(돌격대)를 만들기도 한 듯하다.

제일 처음 추진된 것은 1999년부터 시작해서 2002년 10월에 완공한 평안남도 지역의 ‘개성-태성호' 사이의 160km 구간 공사였다. 약 990㎢의 면적에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자연식 물길 공사는 평안북도 백마 저수지에서 철산 사이의 290㎞ 구간이었다. 2002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2005년에 완공되었지만 정상 통수는 2008년에서야 가능했다. 그만큼 어렵고 큰 공사였던 것 같다. 2006년부터는 황해북도 곡산, 신계, 수안 3개 군에 걸친 420㎢의 미루벌에 220km에 이르는 자연식 물길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역시 약 3년이 걸려 2009년 말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이때까지 공사로 인해 총 670여개소의 양수장과 1,000여대의 양수기, 전동기가 없어졌고 대략 12만여 kW의 전기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2016년 11월에 완공했다고 하는 ‘황해남도 자연식 물길 공사’는 2012년에 시작했다. 2015년과 2016년 초에  완공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지난 9월 홍수 피해 등으로 여의치 않아 이제서야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된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에 4개의 대규모 자연식 물길(관개수로)가 완성되어 에너지 소비가 적은 물관리 체계가 갖추어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2.8비날론연합기업소 등의 정상화 이후, 비료생산 및 공급을 정상화하고, 단계적 자연식 물길 공사를 진행하여 에너지 의존도를 낮춘 물관리 체계를 갖춘 것이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회복된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던 고리들이 하나씩 풀리는 흐름이다.

2016년 2월부터 다섯번째 공사인 ‘청천강-평남 관개물길공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 참고자료

“서해곡창지대에 펼쳐진 천지개벽,황해남도물길 1단계공사 완공”, 로동신문, 2016년 11월 15일.

http://nktoday.kr/?p=11076

“기적창조의 지름길은 기술혁신 자강도려단의 일군들과 돌격대원들”, 로동신문, 2017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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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7' 간략 소개


북-미 사이의 전쟁 위기가 말폭탄으로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과학기술 관련 기사는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런 기사들이 소개되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안 보고, 나중에 갑자기 등장한 북한의 과학기술/경제 성장에 대해 실체 없다는 평가를 한다. 


2015년까지 북한은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를 개최하다가 2016년부터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로 이름을 바꾸고 세부적인 성격에 따라 나누어 행사를 진행했다. 이젠 몇회차라 하지 않고 이름 끝에 년도(-2017)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패북이 자동으로 걸어준 대표 이미지가 최근 북한의 전력난 개선을 상징하는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 소개 화면이다. 


나라 전체의 전력을 생산과 소비를 합리적으로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무기 말고 경제/과학기술 관련 기사를 좀 더 발굴하고, 의미를 분석하는 글을 나라도 많이 써야겠다. (기대하시라~~~)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375

Posted by woojuri

6차 핵시험 예측 틀린 것에 대한 자기반성


지금까지 북한의 핵시험 주기는 대략 3년이었다. 내 나름대로 짐작한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이 바뀌는 것도 대략 3년으로 주기가 같다. 그래서 2012년에 핵-경제 동시발전 전략이 나왔을 때,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6년 9월 5차 핵시험부터 주기가 바뀌었다. 3년 주기에서 8개월로. 
이 때부터 주기가 바뀐 것과 함께 핵시험 내용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분열탄과 융합탄을 개발하는 과정이었다면 5차핵시험에서는 핵운용체제를 개발하는 과정으로 봤다.

그래서 당분간은 핵시험이 없거나 하더라도 2018년 말 정도에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단 운용체계를 갖추었으니 더 돈을 쓸 필요가 없을 것같았고, 다양한 탄두를 개발했지만 좀 더 개발한다면 3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듯해서 이렇게 예측했다.

명확히, 내 예측은 틀렸다.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감안했다면, 
그리고 북한이 미국과 대결국면을 미사일만으로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못한 탓이었다.

미사일만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고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정책을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핵시험을 할 것이라 예상못했다.

여튼, 이번 핵시험은 단순한 주기가 바뀐 것을 넘어, 북한이 미국과 대결국면을 좀 더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는 것과 함께, 경제발전전략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게 한다.

북한에서 핵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외교를 넘어 경제발전전략이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될 듯한데....


Posted by woojuri

[연구 추적 중] 2006년 서동만 선생님의 글, 재발견.


2008년 90%까지 진행되었던 북핵 불능화 작업이 왜 갑자기 파기되었나 추적하고, 혼자 가설을 세우고 있었는데, 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국제정치적 관점의 분석틀을 돌아가신 '서동만' 선생님의 글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듯하네요.


"물론 여전히 동북아시아 정세의 초점은 북한의 대외관계,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북미관계, 북일관계의 개선 여부에 모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이란 구도에서는 그 중심이 대북 정책에서 미일동맹, 한미동맹 재편으로 이전한 것이었다. "


"부시 행정부의 전략은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묶어두고 한미동맹 재조정작업에 주력한다는 데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2008년 이전, 2006년 즈음에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이 서동만 선생님을 비롯 소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관점으로 2008년 상황을 해석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당시 이 글을 포함 서동만 선생님의 글을 읽고, 박사논문 심사를 부탁하면서 나누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요즘 서동만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다면 지금 상황이 달랐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50507

Posted by woojuri

일주일에 글을 2개나 썼다.

화성-14형 2차 발사 이후,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오류를 담고 있는 글과 인터뷰가 걸려 밤새 글을 쓰고 말았다.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면서 과학기술 교육을 등한시 하는 상황,

북한의 과학기술 성과로 대표적인 미사일에 대해 분석한다면서, 비과학적인 추론을 담고 있는 글들이 너무 많이 읽혀지는 현실이 못마땅하여,

실명 비판에 준하는 수준으로 글을 썼다.

그냥 잘못된 내용만 바로 잡으면서 설명하는 글을 쓰면 어떤가 하는 제안도 있었지만,

제대로된 토론이 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명확하게, 꼭 찍어서 비판을 했다.

얼토당도 않는 글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할 말이 없지만, 평소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 분들의 글에서 발견된 잘못들이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글을 읽으시고, 그냥 넘기지 말고, 의견들을 남겨주시면 더 좋은 토론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될 듯하다.

흠... 일주일에 2개, 힘들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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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14형 2차 발사에 대한 비과학적 평가, 이대로 좋은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강호제

(오늘은 북한 과학기술 정책사 전공자가 아니라 ‘일반물리학 교재’(“우리말로 풀어 쓴 물리학 강의 - 이론서”)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글을 쓴다.)


약 7-8년 전에 ‘북한의 이해’라는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북한과 과학기술, 어울리는 조합인지 아니면 부조화스런 짝으로 느껴지는지. 예상했던 대로 학생들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우선 북한의 과학기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고, 당시 TV에서 보이는 북한 영상이 우리의 70년대 혹은 80년대 영상처럼 낡아 보였기에 ‘미래’의 이미지를 갖는 과학기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대답이 있었다.

사실 북한의 각종 1차 사료를 꼼꼼하게 읽어본 필자는 북한의 정책이나 최고 지도자의 언급에서 과학기술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었고 자주 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과학기술 성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 꽤 많았다. 그런데 왜 ‘북한-과학기술’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되었을까.


과학기술을 뺀 북한 연구의 위험성


이는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 대부분이 과학기술을 빼고 북한을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과학기술을 뺀 이유는 과학기술에 무관심했거나 과학기술은 너무 어려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즉 “문과 출신” 혹은 “문과 마인드”인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 최고지도자의 언급에서 40~50%가 과학기술 관련 이야기인데,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뺀 나머지 50~60%만 연구한 후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면, 일반 사람들이 듣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기술과 관련 없는 이야기만 듣게 될 것이다. 즉 연구하는 사람들이 북한의 과학기술에 대해 외면한다면 언론은 물론 일반시민들은 북한 과학기술에 대해 들어볼 기회조차 못 가지게 되니, 북한과 과학기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 북한이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ICBM과 핵무기를 개발하여 자주 시험을 하기 때문에 북한과 과학기술의 조합을 나름 이해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긴 했다. 하지만 북한 혹은 국제정치 전문가 중에서 과학기술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그래서 북한의 과학기술에 대해 잘못된 지식, 판단을 유포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지난 주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에 대한 평가에서도 과학기술을 판단할 수 없는 북한 혹은 국제정치  전문가가 부정확한 판단을 너무도 성급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 사람들은 모두 평소에 자기 전문 영역에서는 탁월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상황을 좀 더 깊은 안목에서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자기 전공 분야를 넘어선 부분에서 스스로 검증하지 못하는 추론을 다른 사람의 의견에 과하게 의지하여 전개한 결과, 이러한 실수를 한 것 같다. 정치학이나 외교, 사회학과 같은 ‘문과’ 관련 학문들과 달리 과학기술은 참/거짓이 명확한 경우가 많다. 이번 경우도 너무도 명확한 오류라 그들이 조금만 신경 썼어도 걸러졌을 텐데 아쉽다. (물론 필자의 추론도 틀렸을 수 있다. 일반 물리 수준이 아니라 전공 물리, 세밀한 내용까지 깊이 고려하면 위 두분의 주장이 모두 맞을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다시 반박해주시면 재미있는  토론이 될 듯하다.)


화성 14형에 대한 잘못된 분석 1


내가 지적하고 싶은 첫번째 잘못된 분석은 청취자가 굉장히 많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왔다.

45도 쯤을 쏴야지 나갔다가 들어 올 때 그 열과 그 다음에 압력같은 것들이 테스트가 되는데 고각발사를 했잖습니까? 올리는데 힘이 굉장히 드는데 내려올 때 올 때는 천천히 내려옵니다. 그래서 온도나 압력이 그렇게 높지를 않거든요. 그 테스트를 못하는 거고요. 두 번째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다른 폭탄처럼 땅에 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핵무기는 아닙니다. 바로 상공 바로 밑에서 터져야 가장 큰 피해를 입어요. 그 시점에서 땅에 닿기 전에 폭발해야 된다는 두가지 테스트가 북한이 남은 마지막 과제입니다.”

이 분이 첫번째로 거론한 것은 미사일이 45도로 쏴야 제대로 된 테스트이고 고각발사 즉 수직으로 쏘면 제대로된 테스트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힘’을 이야기한 것부터가 과학적 분석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안 되었다는 증거이다. 미사일의 추력, 즉 본체를 미는 힘은 쏘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연소된 연료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뒤쪽으로 뿜어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고각 발사를 해서 힘이 더 드는 것은 아니다. 그냥 엔진이 만들어지면 추력은 정해지는 것이다. 발사 각도와 상관없이.

또한 수직으로 쏘는 경우가 45도로 쏘는 경우보다 미사일의 속도가 더 빠르고 더 가혹한 조건에서 대기권 진입 테스트를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인데 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평가를 내렸다. 지상 100km가 되면 공기가 전혀 없는 진공, 즉 우주가 된다. 이는 전문 과학학회의 ‘정의’(definition)이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 물체의 운동속도는 높이에 따라 결정된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런 분석은 ‘힘'이 아니라 ‘에너지'로 해야 한다. 미사일에 탑재되어 있는 연료가 만들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다. 이 에너지는 마찰에 의해 손실되는 에너지[E1] 말고, 높이를 바꾸는 위치에너지[E2] 그리고 운동에너지[E3]로 변환된다. (기타 잡스러운 에너지도 있지만 무시하고 그냥 큰 것만 보자.) 45도로 쏘나 90도로 쏘나 대기권 진입하는 높이는 100km로 같기 때문에 미사일의 위치에너지[E2]는 같다. 그런데 45도로 쏘면 대기권을 가로지는 거리가 90도로 쏠 때보다 더 길어진다. 직각 삼각형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대각선 거리는 수직 거리의 대략 1.4배가 된다. 따라서 45도로 쏠때 마찰에 의한 에너지 손실[E1]이 더 크다. 결국 같은 에너지로 쏘아올린 미사일의 운동에너지[E3], 즉 속력은 90도로 쏠 때 손실이 적어 더 빠르게 된다. 위 발언자는 반대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힘과 에너지라는 용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념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느낌상 수직으로 올릴 때 힘이 더 많이 드는 듯하나 수직과 수평을 나누어보고 힘과 에너지를 구분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운동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에너지 손실이 얼마나 작은가가 같은 높이에 도달한 미사일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냥 일상 수준의 직관이 오개념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일반 청취자에거 쉽게 풀어 설명하려 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개념으로 비유를 한다면 오개념을 심어주기 때문에 안 하느니만 못하다.)

45도로 쏠 때보다 90도로 쏠 때 더 빠르게 대기권에 진입하게 되므로 열과 충격이 훨씬 더 크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이해하고 아직 화성14형의 성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잘못된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주위에 물리학자도 많았을 텐데 물어보고, 자신의 수준에서라도 충분히 납득한 다음 공개적인 발언을 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지점이다.

위 발언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핵폭탄이 바닥에서 터지면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한 대목이다. 본인도 공중에서 터지는 것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이야기했으면서 마치 바닥에서 터지면 제대로 된 핵폭탄이 아닌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발언한 것이다. 공중에서 터지나 바닥에서 터지나 상관없이 핵폭탄의 위력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폭탄을 발사하는 사람의 기대(?)에 충족할 만큼 충분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게다가 폭발 이후 방사능 낙진을 충분히 남겨 그 곳에서 사람이 한동안 살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같은 폭탄으로 좀 더 많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공중에서 터트리는 것이지 땅에서 터지면 핵폭탄이 아닌 것은 절대 아니다. 제일 마지막 말을 보면, 본인도 이런 차이를 거의 알고 있는 듯하지만 엄밀하지 못한 이해가 오류를 범한 듯하다.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결국 이 분이 거론한 두 가지 미비한 점은 본인의 잘못된 과학기술 지식/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결국 북한의 ICBM은 가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거친, 본인의 결론보다 제대로 된 성능의 ICBM이라는 역설적인 결론을 이끌어낸다.


화성 14형에 대한 잘못된 분석 2


두 번째 잘못된 분석은 프레시안에 실린 칼럼이다.

이 글은 도입부부터 “재진입 기술 과시 못한 북한”이라고 소제목의 글로 시작하여 아주 야심차게 과학기술적 분석을 시도한다. 하지만 추론의 논리를 자신이 소화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결론'만 가져다 놓았다. 야심찬 출발에 비해 초라한 추론이다.

“하지만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화성 14형의 탄두가 대기권에 진입한 후 작은 조각으로 나눠진 뒤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대기권 재진입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는 마이클 엘러먼이라는 사람의 결론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그가 어떤 추론의 과정을 거쳤는지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미국의 전문가'가 내린 ‘결론’만을 그대로 따르라고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셈이다.

마이클 엘러먼이라는 사람이 “38north.org”라는 사이트에 올린 “Video Casts Doubt on North Korea’s Ability to Field an ICBM Re-entry Vehicle”라는 글에는 NHK 카메라에 잡힌 화성14형의 대기권 재진입 모습에 대한 분석이 촘촘하게 담겨 있다. 그는 영상에 등장한 화성14형의 불꽃이 고도 3~4km 즈음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관찰'하고 땅에 떨어지기 전에 탄두가 모두 불타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탄두가 제대로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면 마지막까지 불꽃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지막에 불꽃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만으로 실패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이는 정밀 관측의 결과가 아니고 멀리 잡힌 영상만으로 분석한 결과라서 제목에 쓰여진 것처럼, ‘의심' 수준이지 엄밀한 분석 결과는 아니라고 보야 한다. 이처럼 마이클 엘러먼의 추론이 매우 빈약한 관찰,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많은 ‘의심'을 그냥 그대로 전달하면서 사람들에게 ‘결론'만 강요한 것이 이 저자의 잘못이다. 과학기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과정이 어렵고 난해하기 때문에 ‘결론'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과정을 생략하고 결론만 ‘따른' 좋지 못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의 논리의 비약이 있는 주장은 추론 근거를 밝힌 두번째 분석 결과이다.

“하지만 고각 발사했을 경우 낙하할 때 탄두는 수직에 가까이 대기권을 향해 떨어진다. 낙하과정이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보다 불안정하다. 또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에는 대기권에 수직보다도 낮은 각도로 진입하기 때문에 탄두가 튕겨 나갈 수 있다. 마치 물수제비 놀이를 할 때 튕겨나가는 돌과 같이 탄두가 대기권에서 튕겨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수직이 아닌, 즉 비스듬하게 대기권을 진입하게 되면 물수제비를 뜰 때처럼 미사일이 튕겨갈 수 있어서 수직인 경우보다 더 어렵다고 추론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직 제대로 된 대기권 재진입 시험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의 모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의 경우, 되튕겨나가는 각도는 45도 수준이 아니라 5.2도 미만이다. 즉 0도에서 5.2도, 90도 중에서 5.7%에 해당하는 각도에 들어가야 되튕겨나간다. 그리고 수직으로 들어오면 되튕겨나갈 각도에 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줄지만 빠른 속도로 들어오다가 공기저항을 세게 받게 되어 자세를 제어하기가 더 어렵다. 즉 이번 시험은 수직으로 올라갔다가 수직으로 들어오게 되어 정교한 진입 각도 조정을 시험한 것은 아니지만 강한 쏠리는 힘을 견디면서 자세를 제어하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제대로 시험해보아야 하겠지만 공기저항이 더 적은 대각선으로 진입할 때, 되튕겨나갈 수도 있는 아주 작은 범위의 각도 안에만 안 들어가게 자세를 제어하는 게 그렇게 어렵다고 판단하는 건 비약이 심하다.  이는 스스로 추론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추론 ‘결과’만 성급하게 받아들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 분의 무리한 추론은 다음 말을 하기 위함 인 듯하다.

“하지만 두차례의 화성 14형 실험발사를 통해 북한이 입증한 것은 '미국 본토의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과시했다는 주장은 아직까지는 입증하기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지는 못한 것이다.”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의 상공, 즉 지상 100km까지만 도달한 것이고 아직 본토에는 닿지 않은 것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억지로 다른 사람들의 결론을 가져다 쓴 듯하다. 이미 2017년 5월에 시험발사한 화성12형의 탄두가 대기권 진입 이후 교신성공했다는 근거도 있는 만큼 그 다음 버전인 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것은 거꾸로 된 평가이다. 상공에는 도달했지만 본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면 좀 더 정교하고 합리적인 추론을 전개해본 다음에 발표하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지 않도록.

과학기술 추론, 남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필자는 학부 수준의 물리학을 공부했기에 적어도 물리, 수학 관련 지식에 대해 참/거짓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 그래서 과학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잘못된 추론을 지적할 수준은 된다. 위에서 필자가 오류를 지적한 전문가들의 발언과 글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이유는 그분들의 말과 글이 너무 많이 회자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의도를 가진 분석이 아닌 말 그대로 제대로 된 분석을 해보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이다. 그 분들이 과학기술 관련 언급을 안 할 때에는 훌륭한 의견을 많이 내셨기에 이 이야기들도 별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청취자나 독자가 생겼을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과학기술자들이 많이 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꺼리는 분위기, 그리고 북한 관련 전문가들이 과학기술 관련 추론을 제대로 못하는 한계, 이 둘을 극복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북한 연구, 나아가 제대로 된 통일 연구는 불가능할 듯하여 주제넘게 ‘지적질'을 했다. 개인적인 감정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화성10호, 화성12형, 화성14형 1차, 2차 시험 발사를 통해 북한은 미국까지 닿을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확보했음과 동시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음을 거의 명확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미 소형화된 다양한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음도 보여주었기에 이제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평가해야 한다. 물론 아직은 미국 대륙에 가서 제대로 터지는 ICBM은 공개되지 않았기에 더 많은 시험단계가 남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패라는 주장의 근거나 추론 과정에 모순이 많아 실패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오히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이 대부분 극복되었다고 평가해야 나름 합리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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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juri

화성 14형 2차 발사와 1차 발사가 다른 점. 



1. 


이번에 공개된 화성14형 2차 발사장면에서 미사일이 놓인 곳이 비포장 풀밭이란 점이 눈에 띄네요.

저번에는 포장도로와 포장된 곳에 미사일을 올렸는데,
풀밭에 기울어진 땅 위에 미사일을 올려놓네요.

그러고 발사대도 역시 땅바닥과 미사일 아랫부분이 붕 떠있는 모습으로, 
아주 작은 바닥면만 있는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쐉하고 올라가네요.

흠... 미사일 통제 기술이 많이 발전했나 봅니다.


2.


화성 14형, 1차 발사 보고서는 국방과학원,

2차 발사 보고서는 군수공업부,

로 되어 있네요.

발사 주체가 달랐던 듯한데 뭐가 달라진 걸까요?

1차 때는 연구의 끝, 
2차 때는 제품 생산의 시작?



아니다,
두번 모두 '실험'이 아니라 '시험'발사였으니 연구의 끝이 아니라 제품 개발의 끝이라 해야 할 듯.

수정.

1차 때는 제품 개발의 끝,

2차 때는 제품 생산의 시작?


Posted by wooj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