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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동향 브리핑(이대 통일학연구원)

눈여겨 봐야할 북한 경제의 변화 (2010년 9월 13일 ~ 2010년 9월 19일)


 

오늘날 북한 최대의 목표는 강성대국 건설이다. 부국강병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 강성대국 건설의 방법으로 북한은 정치, 사상, 군사 강국을 넘어 경제강국을 건설하는 것을 제시하였다. 1990년대 이후 급락한 경제를 빠른 시일 안에 일으켜 세워 남부럽지 않은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급락한 경제를 짧은 시일 안에 일으켜 세우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만으로는 어렵다. 이에 북한 지도부는 국방공업의 우선적으로 발전시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일종의 ‘군수 기술의 민수 전환(Spin-off)’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시키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민간 부문의 희생을 바탕으로 발전시킨 군수기술을 민수로 전환시키게 되면,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수 있고 이는 생산능력의 비약적인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러한 경제발전 전략이 공식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경부터였다. 1999년에 이어 2008년에 두 번째 인공위성 발사시험을 성공한 뒤 이러한 전략이 공식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전략의 시행과 함께 북한 언론에 등장 빈도가 부쩍 늘어난 것이 바로 ‘CNC기술, CNC화’라는 말이었다. 기계화, 자동화를 넘어 컴퓨터로 자동 조종되는 기계기술을 뜻하는 CNC기술을 내세우기 위해 북한에서는 2009년에 ‘돌파하라 최첨단을’이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졌다. 당시 북한은 5축, 7축 CNC 공작기계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했다.

최근에는 ‘9축 CNC 공작기계 (9축선삭가공중심반)’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로 북한 CNC기술의 발전 속도는 무척 빠르다. 이는 CNC기술 중에서도 최첨단에 속한다. 오늘날 CNC기술을 활용하여 5축 이상 정밀 공작기계를 상품으로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대략 10여개 뿐이라고 한다. 그것도 상품으로 신뢰도를 갖고 있는 국가는 대략 5개 국가 정도이고 그 중 독일과 일본이 절대 강자에 해당한다. 이번에 개발된 9축 CNC 공작기계는 북한의 기술 수준이 이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수준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 언론에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 언론에서는 CNC화, CNC기술을 전국 각지의 생산현장에서 도입하는 데에 성공하였다는 기사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났다. 비날론 공장, 비료공장, 기계공장을 비롯하여 신발공장, 방적공장, 식료품 공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CNC)을 장착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연기된 3차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좀 더 길게 보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다그치고 있는 내용이 바로 생산설비의 CNC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성과만을 위해 급조된 것보다는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명시적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최근에 성과들이 많이 거두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CNC기술의 발전 속도와 이를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흐름은 앞으로 북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정도를 가늠하게 해준다.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