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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 북한을 이해하는 프로토콜, ‘과학기술' 북한을 이해하는 프로토콜, ‘과학기술' 강호제 (NKTech.net 큐레이터,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보통신 관련 기술용어 중에서 ‘프로토콜(protocol)이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외교 영역에서 ‘협정', ‘의정서'를 나타내는 것이었는데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표준화된 통신규약으로서 네트웍 기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협정’을 가리키는 것이 되었다. 즉, 통신을 원하는 두 개체 사이에 무엇을, 어떻게, 언제 통신할 것인가를 서로 약속한 규약을 프로토콜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는 ‘TCP/IP’라는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다. 프로토콜을 잘못 설정하면 아무리 인터넷 선로를 잘 개설하고, 아무리 좋은 컴퓨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인터넷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컴퓨터들 사이에 주고받는 정보가 제대.. 더보기
2. 리승기-비날론 신화의 주인공 리승기-비날론 신화의 주인공 강호제 (NKTech.net 큐레이터,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이승기’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엄친아의 대명사, 가수, 허당’ 등으로 불리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북에서 ‘리승기’라고 하면 ‘과학자의 대명사’이자 가장 유명한 과학자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그는 미국 듀폰사에서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합성섬유 ‘나일론’에 버금가는 ‘비날론’을 발명한 사람이다. 비날론의 발명과 이를 공업화하는 데 공헌한 대가로 그는 1959년 처음 제정된 ‘인민상’의 과학자 부문 첫 수상자가 되었고 ‘로력영웅’ 칭호도 받았으며 이후 김일성상과 김일성훈장까지 받았다.(제1회 인민상을 리승기와 함께 받은 기술부문 수상자는 주종명이다) 석유를 주원료로 하는 나일론과 .. 더보기
1. 강영창-김일성이 가장 신뢰한 테크노크라트 강영창-김일성이 가장 신뢰한 테크노크라트 강호제 (NKTech.net 큐레이터,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김일성이 가장 신뢰한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는 누굴까? 아마 천리마운동 시기 금속공업상을 역임하고 이후 로동당 중공업부장, 과학원 원장까지 했던 강영창일 것이다. 그는 1912년 경주에서 태어나 여순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일본 미쯔비시전기주식회사 실험소 기사로 일하다가 해방 직후 월북한 과학기술자이다. 1965년 갑자기 그가 죽은 뒤, 김일성은 공식석상에서도 자주 그를 회상했다. “나는 지금도 늘 강영창 동무에 대하여 회상하는데 그는 당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강영창 동무는 생활을 아주 검박하게 하였으며 당과 인민을 위하여 한 가지 일이라도 더 잘하려고 애를 많이 썼.. 더보기
북한 당대회, 볼 것 없는 잔치였나? ‘과학기술’로 미래 비전을 제시한 7차 당대회 북한 당대회, 볼 것 없는 잔치였나?‘과학기술’로 미래 비전을 제시한 7차 당대회a` 2016.05.12 강호제 (NKTech.net 큐레이터,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북한의 7차 당대회가 끝났다. 6차 당대회 개최 이후, 36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흐른 뒤 개최된 북한 최고의 이벤트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면서 지켜봤다. 하지만 그 이벤트는 지루한(?) 토론과 회의일 뿐이었고 기대하던 ‘핵포기' 혹은 ‘비핵화'나 ‘개혁', ‘개방' 등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안 나와 실망했다는 언급들만 쏟아졌다. 사실, 그런 기대를 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북한은 핵 보유국임을 헌법에까지 명문화할 정도로 핵포기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또한 4차례 핵 시험 때문에 핵 물질에 대한 국제적 검증 자체가 불가.. 더보기
(민족21 2011-2월호) 북 화학공업의 중심지, 함흥화학공업도시의 형성 (민족21 2011-2월호) 북 화학공업의 중심지, 함흥화학공업도시의 형성 1960년 9월 1일, 비날론공장이 건설되고 있던 함흥시에서 ‘비날론 공장 건설 관계부문 열성자 회의’가 열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날론 공장 건설을 제4차 당대회가 개최될 1961년 9월 이전에 완성하기 위한 대책모임이었다. 비날론은 리승기가 일제시기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북에서 공업화에 성공한 합성섬유이다. 리승기가 월북할 한국전쟁시기까지는 비날론을 공업화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었지만 북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1961년에 대규모 비날론 공장이 완공될 정도로 비날론 공업화 기술은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비날론 공업화 연구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1952년부터 일산 20kg(연산 80t)짜.. 더보기
북한 경제 선순환을 위한 조건 (남북동향브리핑 2010년 1월 10일 ~ 2011년 1월 16일 ) 지난 주 통계청에서 ‘북한 주요통계지표 보고서’를 발간하여 2008년 기준으로 북한의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를 약 7천조원으로 밝혔다. 북한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광물의 현재 추정 매장량과 현재 가격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정부예산의 대략 20배에 해당하는 가치이다. 이에 비해 남한의 잠재가치는 300조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 북한 땅에 어마어마한 보화가 숨겨져 있면서 남북이 사이좋게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북한의 과물 매장량과 잠재가치를 품목별로 보면, ▲금 2천t(61조3천274억원) ▲은 5천t(1조9천124억원) ▲동 290만t(9조2천791억원) ▲연(납) 1천60만t(11조913억원) ▲아연 2천110만t(26조680억.. 더보기
북한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 (남북동향브리핑 2010년 12월 27일 ~ 2011년 1월 2일) 어떤 대상이든 어울리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있기 마련이다. 그 대상의 성격, 캐릭터가 강할수록 이러한 단어의 어울림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캐릭터란 그 자체로부터 생겨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에 의해 주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강한 캐릭터가 구축되면 그 대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점차 빈약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대상의 실체를 가리기 위해 외부에서 그 대상에게 강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그 대상의 실체는 점차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북한이라는 대상도 캐릭터가 아주 강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북한과 어울리는 단어는 정치, 사상, 주체, 선군, 김일성, 김정일, 획일화, 선전 선동, 경제난, 인권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 더보기
연평 포사격훈련의 이면 : 드러난 훈련과 드러나지 않은 훈련 (남북동향브리핑 2010년 12월 20일 ~ 2010년 12월 26일 ) 현대전은 재래식 무기보다 첨단 무기들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다. 물론 재래식 무기가 여전히 위협적이므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승패를 가를만한 것은 안 된다고 한다. 각종 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정보를 얼마나 잘 획득하고 분석하느냐, 그리고 더 효과적인 공격 수단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지난 달 기습공격으로 연평도가 포격 당한 후 이를 대비/만회하기 위해 우리 군은 주변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평도에서 포사격훈련을 시행하였다. 다행히 북한이 맞대응을 하지 않아 더 격심한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사건을 단순한 포사격훈련으로만 보기에는 현대전의 성격에 비추어 미흡한 점이 있다. 이번 훈련에도 당연히 포사격훈련뿐만 아니라 현대전의 성격에 맞는 훈련이 포함되었을 것인데 이는 잘 .. 더보기
(민족21 2011-1월호) 경락의 대발견 1961년 8월 평양의과대학 교수 김봉한은 “경락 실태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1950년대 후반부터 강조되던 동의학(한의학)의 과학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한 것이다.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은 인체에서 기(氣)가 흘러다니는 길과 중요한 자극지점과 같은 것인데 한의학, 특히 침구학의 치료법은 모두 이들과 관련되어 있다. 즉 인체의 표피에 분포되어 있는 경혈을 찾아 적당한 자극을 주면, 그 자극이 그 경혈이 연결되어 있는 경락을 타고 몸속 장부에 전달되어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의 핵심인 기는 물론, 경혈, 경락 등이 현대과학적 관점에서 전혀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해부를 해보아도 경혈과 경락에 대한 실체를.. 더보기
위키리크스와 북한 전문가의 역할 ( 2010년 12월 06일 ~ 2010년 12월 12일 ) 뉴턴이 정립한 물리학, 즉 역학체계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즉 초기조건과 이들 조건이 맺는 관계식을 알 수 있으면 미래의 어떤 시점의 상황이라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밀고나간 뉴턴은 ‘초기 물체의 운동속도’와 앞으로 운동이 변화할 정도에 해당하는 ‘가속도’, 그리고 힘과 운동 사이의 관계식에 해당하는 ‘운동방정식’으로 물체의 운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기술하는) 체계를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북한 연구를 이것과 연관시켜 보면, 북한 전문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해진다. 뉴턴 역학처럼 북한의 변화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관련한 초기조건과 관계식을 알아야 할 것이다. 초기조건이라고 하면 북한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에 해당할 것.. 더보기